"11번가 대표 교체설"…이커머스 전문가로 바뀔지 주목
이상호 대표는 SK텔레콤 CTO까지 겸직
"이커머스 전문가로 CEO 교체설" 제기돼
[서울=뉴시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 모기업인 SK스퀘어는 최근 11번가의 새로운 대표이사를 찾고 있다. 현재 11번가 대표이사 후보로는 최우정 전 SSG닷컴 대표 등 이커머스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수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최 전 대표는 11번가 대표 영입을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1번가가 모회사인 SK스퀘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대표이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부는 대표 자리를 고사해 구체적인 CEO 영입 대상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11번가 대표이사 교체를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1월 11번가 이상호 대표가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임하며 교체설이 계속 나왔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사의를 밝힌 김윤 CTO 자리에 인공지능 전문가로 알려진 이 대표를 앉혔다.
이 대표는 카이스트(KAIST) 출신 인공지능 권위자로 LG전자, NHN(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카카오), SK텔레콤에 이르기까지 주요 ICT업계 기업을 모두 거쳤다. SK텔레콤에서는 AI 및 국내 음성 검색 개발도 주도했다.
연구원 출신인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SK플래닛의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11번가 수장을 맡으며 전문경영인(CEO)으로 활약했다. 11번가를 성장 궤도에 올려놓고,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시키는 게 이 대표의 핵심 과제였다.
이 대표는 11번가를 이끌며 이 과제들을 속속 추진해왔다. 경쟁 업체들이 거래액 증가에만 집중할 때 이 대표는 이커머스 핵심 기술인 UI(사용자 환경)·UX(사용자 경험)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후 2019년 처음으로 적자에서 벗어났지만 2020년 코로나 복병을 만나며 또 다시 실적이 감소했다.
이후 11번가 영업적자는 2020년 97억원에서 지난해 694억원으로 7배나 늘었다. 지난해 8월 말 아마존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내놓은 '우주패스' 구독 마케팅이 적자폭을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5614억원을 달성했다. 판촉 비용을 대폭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결과다.
11번가는 올해 사업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당장 내년 국내 증시 상장에 전념해야 한다. 11번가는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때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H&Q코리아 등으로부터 5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2023년까지 상장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 실적 악화로 무리한 상장을 추진하기보다 상장 시기를 다소 늦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11번가는 아마존 서비스를 더 키워갈 이커머스 부문 전문가가 CEO 자리를 이어갈 시기가 됐다"며 "새로운 CEO 부임과 코로나 종식이 맞물리면 매출이 크게 개선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업계에선 아마존과 손잡고 직구 시장에 진출한 11번가 행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급감하며 해외직구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해외직구 시장은 지난해 4조1094억원에서 올해 5조~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직구의 번거로움과 언어 문제를 해소하고, 빠르게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11번가 아마존 서비스는 고객들에게도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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