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대구 법률사무소 화재, 법치주의 위협하는 중대 범죄"

대구 수성구 법률사무소 건물 화재

민사소송 상대방 측 변호사 사무실

변협 "법치주의 위협, 시민의식 필요"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진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합동 감식반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2022.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용의자 A(50대)씨가 민사소송 패소에 불만을 품고 상대측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가 "이번 사건은 개인을 향한 범죄를 넘어 사법체계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라며 규탄했다.

9일 변협은 성명을 내 "대구 범어동 소재 법률사무소에서 발생한 방화사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협은 "변호사들은 법치주의에 터잡은 사법제도를 운영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한 축으로 묵묵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소송 결과에 앙심을 품은 나머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상대방 변호사를 겨냥한 테러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자행되었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법률가들의 사회적 역할과 기여에 대한 평가가 바로 서고, 이를 뒷받침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모든 물리력으로부터 변호사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즉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55분께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7층짜리 빌딩 2층 변호사 사무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7명(남 5·여 2)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건물 안에 있던 수십 명도 긴급 대피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차량 64대와 인원 160명 등을 현장에 투입해 22분만에 진화했다.

사망자는 모두 빌딩 2층의 사무실에서 발견됐다. 불이 난 2층 변호사 사무실로 연소확대가 급격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대구지역에서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 민사소송을 진행했으나 패소했고, 이날 상대 측 변호사의 사무실을 찾아가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대 측 변호를 받았던 변호사는 이날 타 지방으로 출장을 가 있어 화를 면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