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만의 최대 파업에 멈춰 선 독일…유럽 최대 경제 마비
獨 두 번째로 큰 '베르디'와 운송 부문 'EVG'
공항·항만·열차·지역 버스·지하철 등 마비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기차역에 열차들이 멈춰서 있다. 독일 철도교통노동조합 EVG와 공공서비스노동조합연합 베르디는 이날 0시를 기해 하루 동안의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03.27.
도이체벨레(DW)와 AFP,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공공서비스노조 베르디(Ver.di)와 철도·교통노조(EVG)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상응하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날 0시부터 24시간 동 총파업을 단행했다.
파업엔 베르디 40만 명, EVG 3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베르디 측은 "수십 년 만의 최대 규모 파업"이라고 말했다.
베르디는 공공 부문 노동자 약 250만 명을 대표한다. 독일 최대 노조 IG 메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조직이다. EVG는 국영 철도 운영사인 '도이체 반'을 포함해 철도 및 버스 회사 노동자 23만 명이 소속돼 있다.
이날 총파업으로 독일의 거의 모든 공항과 항만, 철도, 일부 지역 지하철 노선이 멈춰서면서 유럽 최대 경제는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항공편 수천 편이 취소됐고 철도망도 마비됐다. 항만 노동자들이 합류하면서 철도망과 항구 화물 운송도 타격을 입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BER) 공항을 제외한 독일의 모든 주요 국제공항들이 파업의 영향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40만 명의 항공편이 지연 또는 취소된 것으로 추정됐다.
가장 큰 허브인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입·출국 항공편 모두 하루 종일 지연 또는 취소됐다. 뮌헨 국제공항은 파업으로 이미 전날부터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유일하게 베를린 BER 공항이 대체로 정상 운영됐지만 독일 내 다른 지역을 오가는 국내선 정기 운항은 끊겼다.
독일 최대 항구 함부르크항도 파업 영향으로 대형 선박의 기항 또는 출항이 중단됐다.
도이체 반은 이날 예정했던 모든 장거리 노선을 취소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통근 열차도 전역에서 중단됐다.
16개 주(州) 중 7개 주는 버스, 트램, 지하철 등 지역 대중 교통 운행이 대부분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독일 국민들은 대체로 파업을 폭넓게 지지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최근 유고브(YouGov)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파업을 지지했고, 38%는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무응답은 8%였다.
[뮌헨(독일)=AP/뉴시스]독일 노조들이 수십년 만에 최대 규모의 하루 총파업에 돌입한 27일 뮌헨의 지하철역 통로가 이용자들이 없어 텅 비어 있다. 독일 노조가 27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하루 대규모 파업을 선언함에 따라 독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열차, 비행기, 대중교통 시스템이 전면 중단됐다. 2023.3.27
베르디는 10.5% 또는 월 최저 500유로(약 70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및 회사 측은 2단계로 5% 인상하고 2500유로(약 350만원)를 일시불로 지급하는 것을 제안했다. EVG는 12% 또는 월 최소 650유로(약 91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이체 반도 일시불 지급과 함께 2단계 5% 인상을 제시한 상태다.
그러나 노조 측은 사측의 제안은 독일의 지난해 물가상승률 6.9%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월 연 물가상승률은 8.7%였다.
두 노조는 이번 주 임금 협상을 재개한다. 베르디는 공무원연맹(DBB) 노조와 함께 이날 포츠담에서 3차 협상을 진행한다. EVG는 주중 여러 철도 회사들과 교섭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베를린, 함부르크, 하노버 공항 등은 이달 초 항공편 350편 이상을 취소했다. 프랑크푸르트 버스와 지하철 노동자들도 이미 파업을 실시했다.
일부 노조는 큰 폭의 임금 인상에 성공했다. 우편 노동자들은 이달 초 월 평균 임금을 11.5% 인상했다. 400만 명을 대표하는 독일 최대 노조인 IG 메탈은 지난해 11월 8.5% 임금 인상률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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