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향에서 이런 대접을"...서산시청 '수박 민원글' 논란
민원인 "수박 하나 권하는 공무원 없어"
"내가 저들을 위해 세금을…괘씸"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른 더위에 수박이나 선풍기, 수영복 등 여름상품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3∼5월 여름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수박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여름 계절가전 구매 수요도 늘면서 선풍기 매출은 163.8%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 이마트에서 고객들이 수박을 고르는 모습. 2022.06.16. [email protected]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없음
[서울=뉴시스]허서우 인턴 기자 = 최근 충남 서산의 한 면사무소를 방문한 시민이 공무원들에게 홀대받았다며 서산시청 홈페이지에 민원 글을 올려 논란이다.
지난달 27일 서산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 게시판에는 '제가 고향에서 이런 대접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오랜만에 방문한 면사무소였다"며 "10명 정도가 모여서 수박을 먹고 있었고, 민원인은 저 혼자였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단 한 명의 공무원도 자기 지역민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질 않았고, 수박 하나 권하는 공무원이 없었다"며 "내 자식들이 아니라는 게 안심이 될 정도로 그 순간 그들이 부끄러웠다. 저런 것들을 위해 내가 세금을 내고 있구나 싶어 괘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똑똑한 친구들이라 사태를 파악해서 일 처리는 빠르게 진행됐으니 다행"이라면서 "그들 중 단 한 사람도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는 그 행동의 부끄러움을 모르니 참 배려도 없고 눈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원인을 섬기는 게 뭔지도 모르는 그들에게 낸 세금이 왜 이렇게 아까울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부탁받은 부녀회장을 했더라면 이런 X같은 취급, 이런 더러운 기분 안 느꼈을까? 이게 부모 교육의 문제일까? 공무원 교육의 문제일까? 연수는 왜 받으러 갈까?"라며 꼬집었다.
A씨가 올린 민원 글. 사진 서산시청 게시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A씨의 민원 글에 답글이 달렸다. B씨는 "공무원들이 홀대한 것도 아니고, 수박 한 통 먹다가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았다고 부모 욕까지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수박 권유 안 한 것 말고 뭐가 있나 보니 딱 그거다. 공무원이 지역민을 우습게 알고 수박을 권하지 않아서 기분 나빴다는 것"이라며 "나라면 차라리 자리를 좀 피해줬겠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A씨는 지난달 30일 해당 글에 다시 답글을 달았다. 그는 "수박 못 먹어서 미친X 됐다"며 "제가 아무나인가. 엄연히 일을 보러 간 지역민인데, 눈치 보면서 수박 씹어 먹는 게 맞나? 지역 공무원이 왜 존재하나. 지역 주민들의 손발이 돼주라고 나라에서 돈 주는 거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해당 게시글은 1일 오후 5시 기준 조회수 약 1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공무원들이 수박 하나 먹었다고 이렇게 욕 먹을 일인가" "이러니 공무원을 금방 그만두는 거다"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수박 한 조각이라도 건네며 말 거는 게 힘든가"라며 A씨의 민원 사유를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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