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서북권 잇는 대곡소사선…일산·부천 집값은 아직 잠잠[새 철길 뚫린다]①
철길 개통에도 고양·김포 -0.10%, 부천 -0.01%
수도권 부동산 시장 기지개…서북부는 아직
GTX 개통하면 서부권 교통망 획기적 개선
[부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2일 경기 부천시 서해선 원종역 전광판에 서해선 복선전철 대곡∼소사 구간 개통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서해선 복선전철 대곡∼소사 구간이 1일 개통됐다. 대곡~소사 복선전철 사업은 고양시 대곡역을 출발해 김포공항역을 거쳐 경기도 부천시 소사역을 잇는 사업으로, 수도권 서부에서 30분 만에 서울 진입이 가능해졌다. 2023.07.02. [email protected]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3일 기준) 경기 고양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 떨어져 전주(-0.07%) 대비 낙폭이 커졌다. 덕양구(0.03%→-0.03%), 일산동구(-0.09%→-0.17%), 일산서구(-0.16%→-0.15%)에서 모두 하락세가 나타났다.
대곡소사선은 부천에서 김포를 거쳐 고양까지 수직으로 연결된다. 같은 기간 고양을 비롯해 부천시(-0.05%→-0.01%), 김포시(-0.13%→-0.10%) 모두 집값이 약세를 보였다.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상승거래가 증가하는 등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도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3일 기준 수도권 전체 통계는 0.04% 올랐고, 과천(0.41%), 하남(0.33%), 화성(0.26%), 성남 분당구(0.24%), 광명(0.19%) 등에서 상승세가 뚜렷하다.
철도교통망으로 인한 호재는 보통 발표·착공·개통 3단계에 걸쳐 집값에 반영되는데, 물리적으로 강남과 가깝거나 반도체산업 등 일자리가 풍부한 경기남부와 달리 수도권 서북부 지역 부동산의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신규 철도망 개통에도 별다른 영향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대곡소사선은 서울지하철9호선 등 5개 노선이 겹쳐지는 김포공항역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곡소사선을 통해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하면 강남, 여의도 업무지구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다. 그럼에도 노선 중 행정구역상 유일하게 서울에 속한 김포공항역이 사실상 김포에 접해 일자리가 있는 서울 업무지구에 직접 닿는 노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 개통 즉시 집값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로 해석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서울로 직결되는 교통환경이 좋아져야 신규 철도 개통의 의미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집값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이라며 "한강 이북지역의 경우 남부와는 다르게 일자리가 없는 베드타운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집값 회복도 더딘 편"이라고 봤다.
실거래가를 보면 부천종합운동장역, 원종역 인근의 아파트의 경우 하락기 급매물로 팔린 뒤 몇 달째 거래가 없어 집값 흐름을 포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여월동 여월휴먼시아4단지 전용 84㎡는 2021년 9억원대에서 거래되다가 2022년에는 거래가 없었고 지난 2월 6억9000만원까지 떨어진 계약이 마지막이다.
다만 8월 이후 노선이 일산역까지 연장되면 인근 단지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산역 바로 앞 후곡마을3단지현대 전용 133㎡는 지난달 8억43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9억8000만원까지도 갔는데, 지난해 12월 6억9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서서히 회복되는 추세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과 연계되는 시점에는 수도권 서부지역 교통망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는 점이 집값 상승에 긍정 역할을 할 수 있다. 대곡역에 GTX-A가, 부천종합운동장역에 GTX-B·D가 이어진다. A 노선은 당장 내년에, B 노선은 2030년 개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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