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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수주전쟁②] 최대 쟁점은 '1.8점 감점'

등록 2023.08.26 10:01:00수정 2023.08.26 10: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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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2025년 11월까지 '감점 페널티'

울산함 수주 가른 감점…점수차 단 0.14점

대응책 분주…유일한 방법은 기술력 '초격차'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0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울산급 Batch-III 1번함 충남함 진수식에서 충남함이 공개되고 있다. 충남함은 총 6척의 3600톤급 신형 호위함을 건조하는 울산급 Batch-III의 첫 번째 함정으로, 지난 2017년 전역한 1500톤급 호위함인 충남함(FF-953)의 이름을 이어 받았다. (사진=해군 제공) 2023.04.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0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울산급 Batch-III 1번함 충남함 진수식에서 충남함이 공개되고 있다. 충남함은 총 6척의 3600톤급 신형 호위함을 건조하는 울산급 Batch-III의 첫 번째 함정으로, 지난 2017년 전역한 1500톤급 호위함인 충남함(FF-953)의 이름을 이어 받았다. (사진=해군 제공) 2023.04.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 =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의 향방을 한 치 앞도 쉽게 예상하기 힘든 것은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감점 페널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직원들이 한화오션의 설계도면을 은닉·유출했다는 이유로 1.8점 감점 페널티를 받았다. 이 패널티는 2025년 11월까지 모든 군함 입찰에 적용된다. 내년 KDDX 수주전뿐 아니라 장보고 배치2, 군수지원함 배치2 등 향후 방사청이 발주하는 굵직한 건조 사업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현재 양사의 기술 격차가 압도적으로 차이 나지 않는 만큼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감점은 상당한 페널티다. 최근 울산급 배치3(Batch-Ⅲ) 호위함 5·6번함 건조사업에서도 HD현대중공업은 단 0.14점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평가의 80%에 해당하는 기술능력평가에서 한화오션을 오히려 앞섰는데도 1.8점 감점으로 인해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내줬다.

지난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양사 점수 차는 100점 만점에 0.05점 격차에 불과했다. 많은 군함 수주전이 소수점 이하로 수주 향방이 갈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1.8점은 사실상 승패를 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수주전에 앞서 감점 페널티를 뒤집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방위사업청을 대상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신청한 데 이어, 14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등을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이 같은 감점제도로 인해 사실상 입찰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관련 규정 개정이 여러 차례 이어지면서 기업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방사청은 지난 보안사고 이후 2년 사이에 3차례의 지침 개정을 단행했다. 특히 4차 개정에서 '형 확정 후 3년간'이라는 단서 조항이 추가되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인 HD현대중공업으로서는 감점 만료 시기조차 가늠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HD현대중공업이 압도적인 기술력 차이를 확보해 한화오션을 종합 점수에서 제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수상함 건조 실적과 국내 최다 함정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다가올 KDDX 입찰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화오션의 입찰 대응 능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한화그룹 내 방산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는 위협적이라는 평이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현재 기술력에서 조선업계에서 압도적으로 우위를 보이는 업체는 한 곳도 없다"며 "단 한화오션이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무장 체계 측면에서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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