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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후유증 디지털치료' 처방 시작…"시야장애 개선'

등록 2024.09.30 09: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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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드브레인 상용화…시각자극 반복훈련

“글로벌 진출로 시야장애 치료 표준 되길”


[서울=뉴시스]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가 뇌졸중 환자에게 디지털 치료제 '비비드브레인'을 통한 시지각 학습 방법과 치료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2024.09.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가 뇌졸중 환자에게 디지털 치료제 '비비드브레인'을 통한 시지각 학습 방법과 치료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2024.09.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서울아산병원은 뇌졸중으로 인해 시야 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치료제 ‘비비드브레인(vividbrain)’의 정식 처방을 최근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가 개발한 비비드브레인은 시각 자극에 대한 반복적인 학습 훈련을 통해 시각 정보 인식 능력을 향상시키는 시야 장애 디지털 치료제로, 가상현실(VR)에 기반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됐다.

비비드브레인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국내 세 번째 디지털 치료제로, 뇌졸중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시야 장애 환자를 위한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야 장애는 뇌졸중 환자의 약 20%가 경험하는 후유증으로, 시각피질인 후두엽이 손상돼 시각 정보의 일부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시야 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운전이나 독서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낀다. 좁아진 시야로 인해 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지만 전 세계적으로 명확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는 지난 12일 뇌졸중 후유증으로 시야 장애를 앓고 있는 김모(57·여)씨에게 첫 비비드브레인 처방을 진행했다. 환자는 12주 동안 VR 기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시지각 학습 훈련을 지속하면서 손상된 시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를 받는다.

비비드브레인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시지각 학습 훈련을 시행할 수 있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VR 화면에 시지각 과제가 나타날 때마다 컨트롤러를 누르는 훈련을 반복한다.

시각 자극에 대한 지각 능력을 꾸준히 학습하면서 시야 민감도를 향상시키고, 뇌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의미하는 뇌 가소성을 촉진시켜 뇌졸중 병변 주변의 잠자는 뇌를 깨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비비드브레인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시야 장애의 양상과 패턴 분석을 위해 시지각 평가 과정을 거쳐 최적의 훈련 위치를 찾는다. 이후 훈련 성적에 따라 자동적으로 난이도를 조정하는 등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환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학습 결과에 대한 즉각적인 확인이 가능하다.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개선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또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훈련 진척도에 따른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강 교수는 직접 창업한 디지털 치료기기 전문기업 뉴냅스와 함께 2022년 10월부터 10개월 간 국내 의료기관 12곳에서 환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비비드브레인을 통해 환자들의 시야 민감도가 유의미하게 호전됐음을 입증했다.

이후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고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 장애 개선에 안전하고 잠재성 있는 혁신의료기술로 평가 받았다. 이후 지난 6월 복지부 고시가 발령됨에 따라 의료현장에서 처방이 가능해졌다.

강 교수는 “비비드브레인은 기존 치료제가 없는 시야 장애에 대해 검증된 효과를 가진 첫 디지털 치료제로 환자 맞춤형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화된 프로그램"이라면서 "지속적인 시지각 학습 훈련을 통해 개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국내 병원에서도 비비드브레인 처방이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으로, 비비드브레인이 전 세계 시야 장애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 많은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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