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이렇게 심각하다…설악산 소나무 47.8% 말라 죽을 위기
국립공원공단 5개 국립공원 소나무림 조사
태백산, 2012년 가뭄 여파 등에 480개 고사
치악산 40%, 소백산 23.5%, 오대산 22% 등
[속초=뉴시스] 설악산 중청대피소 인근. (사진=설악산사무소 제공) 2023.10.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인 소나무가 설악산에서 절반 가까이 고사(枯死·나무나 풀이 말라 죽음) 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 소나무 고사 실태 조사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소백산 등 5개 국립공원에서 위성 영상 및 항공 사진, 공원 순찰을 통해 소나무림 조사를 했다.
이 연구는 국립공원 내 소나무 고사 실태 조사를 통해 원인을 예측하고 고사 확산 예측 및 잔존림 지역을 도출해 적극적인 현장 예찰과 효율적 공원 관리 방안 방향성 설정에 활용하고자 시행됐다.
조사 결과 태백산은 480개체, 설악산은 41개체, 소백산은 34개체, 오대산은 11개체, 치악산은 4개체가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백산의 경우 2013년에 집단 고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연구진은 "기후적 요소인 가뭄은 수분 스트레스가 소나무 생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2012년 봄 가뭄이 발생했으며 이는 능선이나 산정에 생육하는 소나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연구진이 해발고도와 사면 방향, 경사도, 지형습윤지수, 지형위치지수 등의 변수 모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설악산 26개 지점, 오대산 192개 지점, 치악산 33개 지점, 태백산은 37개 지점, 소백산은 79개 지점이 고사 예측 지점으로 나타났다.
설악산의 경우 전체 소나무림 면적 중 52.2%에 해당하는 잔존 예측 지역, 47.8%는 고사 예측 지역으로 분석됐다.
다른 국립공원의 경우 치악산 40.2%, 태백산 38.5%, 소백산 23.5%, 오대산 22.2%가 소나무림 고사 예측 지역으로 꼽혔다.
소나무 잔존림 예측 분포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다음으로 지형 유형 변수, 경사향 변수 순이었다. 평균 해수면을 기준으로 특정 지점의 높이를 나타내는 해발고도는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높아지면 낮아지게 되는데, 해수면과 해발고도의 변화가 소나무 등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소나무는 단일 산림 수종으로는 한반도 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 산림 6만2981㎦ 중 소나무림 면적은 36.9%인 2만3240㎦다.
단 2000년대 이후 산림 병해충, 산불, 기후변화 및 인위적 요인 등으로 소나무 분포 면적은 감소하고 있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아열대 기후 북상이 현존하는 소나무 자생지 환경을 변화시켜 소나무 분포 지역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연구진은 "국립공원의 경우 국가 보호지역으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멸종위기종 및 고유 야생 생물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소나무 고사와 같은 생태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빠르게 탐색해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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