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측근 "푸틴, 트럼프의 첫 평화 제안 거부할 듯"
러시아 미디어 재벌 말로페예프, FT와 인터뷰
우크라 지원 철회에 동의 않을 시 전술핵 사용도 거론
"살아있는 동안 접근 불가한 방사능 구역 생길 것"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6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기념품 가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묘사한 러시아 전통 목조 인형 마트료시카가 판매되고 있다. 2024.11.07.
러시아 미디어 재벌이자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는 2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크라이나 특사로 지명된 키스 켈로그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를 통해 평화 계획을 제안하더라도 "우리는 그에게 '엿 먹으라'(screw himself)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로페예프는 건설적인 협상을 위해선 먼저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해제 결정을 번복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과정을 거친 후 푸틴 대통령과 만나 최고 수준에서 세계 질서에 대한 문제를 논의해야만, 갈등을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말로페예프는 "세계가 핵전쟁 직전"이라고 경고하면서, 그 원인을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장거리 미사일 사용 허가에 돌리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에서 만든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영토로 발사한 후, 푸틴 대통령이 그 대응으로 우크라이나를 향해 실험용 핵탄두 탑재 가능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로 인해 세계는 핵전쟁의 문턱에 서 있다"고 전했다.
말로페예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고 겁박했다. 전술 핵무기는 전장에서 군사목표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핵무기를 말한다.
그는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방사능 구역이 생길 것"이라며 "그리고 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가 평화를 위한 지속 가능한 조건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중동 전쟁이나 러시아와 중국 간의 동맹 강화를 포함한 여러 세계적 쟁점에 대해 논의할 의지가 있어야 하는 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핵심 이익 지역이라는 것을 미국이 인정해야 하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대해 FT는 "말로페예프의 아이디어는 푸틴 대통령이 제시한 휴전 조건보다 더 나아간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4개 영토(돈바스, 루한스크 인민 공화국, 자포리자, 헤르손)를 양도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할 것' 등을 휴전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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