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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워라밸"…2030 선호 '직주근접'의 기준은[집피지기]

등록 2025.01.04 06:00:00수정 2025.01.04 06: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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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자차·대중교통 통근 30분 넘으면 안 돼

대중교통은 환승 없이 한 번에 가야만 인정

기관·기업 이전, 역세권 개발로 新 수요 창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부동산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 '직주근접(職住近接)',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바로 직장과 주거지의 거리가 가깝다는 뜻인데요.

그렇다면 '직주근접'이라는 표현, 직장에서 주거지 거리가 얼마나 가까워야 쓸 수 있을까요?

'직주근접'은 2030세대가 주거지를 고를 때 특히 선호하는 요건이어서 부동산 매물 시장에서도 빼놓지 않고 홍보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젊은 세대에서 '워라밸', 즉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해지면서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고 여유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젊은 층의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터에서 조금 멀더라도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넓고 쾌적한 집을 구하던 기존 세대와 구분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직주근접에 대한 선호도는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의 '2023년도 주거실태조사'에서 이사 이유를 질문한 결과(복수응답) '직주근접'이 31.1%로 '시설·설비가 더 양호한 집으로 이사하려고'(48.2%) 응답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2024 부동산 트렌드 보고서'에서는 20~34세 젊은 층의 경우 60%가 직주근접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주근접의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통상 도보나 자전거 등 퍼스널 모빌리티, 자차, 대중교통을 활용해 통근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30분을 넘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대부분입니다.

도보나 자전거, 자차 등으로 출퇴근하는 경우 10~20분으로 그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중교통의 경우 환승 없이 마을버스나 버스, 전철 등으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으면 인정할 수 있다는 나름의 해석을 내놓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직주근접으로 시간을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요? 지난해 8월 한국노동연구원의 '통근시간 실태와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자의 평균 통근시간은 90.4분으로 비수도권(63.1분)보다 27.3분 더 길었다고 합니다.

수도권에 '직주근접' 30분 룰을 적용하면 매일 소위 '길바닥에 버리는' 1시간 이상 아껴서 운동이나 자기계발, 양질의 휴식 등 여유시간으로 활용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기혼집단에서는 여성의 평균 통근시간(63.3분)이 남성(75.6분)보다 12.3분 짧기 때문에 직주근접 선호가 가사·육아와도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직주근접이 가능한 주택은 그 만큼 인기도 수요도 높습니다. 오피스가 밀집한 강남권(GBD), 광화문·종로 일대(CBD), 여의도(YBD)의 경우 새로운 주택공급이 제한되고 상업시설이 많습니다. 결국 집값이 더 비쌀 수밖에 없고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주요 공공기관 및 공기업의 비수도권 이전이나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철도지하화를 통한 역세권 개발, GTX 등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도 이처럼 폭발하는 직주근접 주택에 대한 수요를 분산하기 위한 정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기업이 임대료가 높은 서울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직주근접 수요도 생기고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던 DL이앤씨가 내년 하반기에 강서구 마곡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2028년 용산구에서 노원구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입니다. 11번가는 서울역에서 광명으로, SSG닷컴은 강남에서 영등포로 옮깁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일시적으로 재택·원격근무가 늘어나면서 '직주일치'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죠. 일터와 가까운 주거지 선호 현상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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