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부임 8개월 만에 우승…박항서 매직 이은 '김상식 매직'
'라이벌' 태국 꺾고 미쓰비시컵 우승
베트남, 대회 통산 3번째 정상 올라
김상식, 박항서 이후 7년 만에 트로피
[서울=뉴시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김상식 감독. (사진=베트남축구협회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한국 국적의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남자 축구 대표팀이 '라이벌' 태국을 누르고 통산 3번째 미쓰비시컵 우승을 달성했다.
김상식호는 5일 오후 10시 태국 방콕의 라차망칼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4 아세안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에서 3-2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2일 홈에서 열린 1차전 2-1 승리에 이어, 합계 스코어 5-3을 작성하면서 정상에 올랐다.
베트남은 박항서 전 감독이 이끌던 지난 2018년 대회 이후 7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은 박 전 감독과 함께 아시아의 복병으로 성장했다.
박 전 감독은 지난 2017년부터 올해 1월까지 베트남 성인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면서 각종 국제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사상 첫 아시안게임 4강 진출(2018년), 동남아시안(SEA) 게임 축구 2회 연속 우승(2019, 2022년),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을 이뤘다.
박 전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 이른바 '쌀딩크'라는 별명까지 얻은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수원=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2023년 10월17일 오후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 앞서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베트남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0.17. [email protected]
다만 베트남은 박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하락세를 걸었다.
일본 전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필립 프루시에(프랑스)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기대 이하에 그쳤다.
결국 베트남은 다시 한번 한국 지도자에게 배턴을 건넸다.
지난해 초 트루시에 감독과 결별한 베트남축구협회는 지난해 5월 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21년 조세 모라이스(포르투갈) 감독을 대신해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를 이끌면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부임 첫해에 K리그1 정상을 밟고, 이듬해에는 코리아컵 우승까지 해냈다.
하지만 3년 차인 2023년에는 부진을 겪었고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충전의 시간을 가진 김 감독은 베트남과 함께 도약을 꿈꿨고, 부임 8개월 만에 결실을 맺었다.
아세안축구연맹(AFF)이 주관하는 미쓰비시컵은 2년마다 열리는 동남아 최고 권위 축구 대회로, 월드컵 못지않은 열기를 뽐내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린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인도네시아를 지휘하는 신태용 감독, 라오스의 하혁준 감독 등 다수 한국인 지도자가 도전장을 내밀어 이목을 끌었다. 그중 정상에 오른 건 김 감독이다.
[서울=뉴시스]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베트남축구협회 소셜미디어 캡처) 2024.12.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컵 대회 우승에 도전하기까지 김상식호 베트남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여유롭지 않았으나, 이번 대회에서 단 1경기도 패배하지 않으면서 결승까지 올랐다.
태국과의 결승 1차전에서는 27년 만에 홈에서 '라이벌' 태국을 제압하기도 했다.
베트남과 태국은 동남아 축구에서 유명한 라이벌인데, 지금까지 태국이 조금 더 우위를 점해왔다.
실제 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미쓰비시컵 3연패이자 통산 8번째 우승에 도전했다. 지금까지 총 7번 우승하면서 대회 최다 우승국이다.
김상식호는 이런 태국을 안방은 물론, 원정에서도 웃었다. 태국이 페어플레이가 다소 아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으나, 흔들림 없이 결승전을 연승으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태국의 지도자는 지난 2023년부터 이끌고 있는 일본 국적의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인데, 사령탑 한일전에서도 자존심을 세운 김 감독이었다.
박항서 매직에 이어 김상식 매직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서울=뉴시스]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베트남축구협회 SNS 캡처) 2025.01.02. *재판매 및 DB 금지
부임과 동시에 트로피를 거머쥐며 좋은 출발을 보인 김상식호는 오는 3월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3차 예선을 준비한다.
이번 아시안컵은 2차 예선까지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과 함께 진행됐다.
월드컵 3차 예선에 오른 팀들은 곧장 아시안컵 본선으로 향했지만, 월드컵 2차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팀들은 별도의 아시안컵 3차 예선을 통해 출전 팀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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