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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역사의 '팔레스타인 국가', 140개국 인정했으나 서구는 처음

등록 2024.05.22 19:21:27수정 2024.05.22 21: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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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와크라(카타르)=뉴시스] 김근수 기자 = 1월18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예선 C조 2차전 팔레스타인과 아랍에미리트의 경기 시작 전 팔레스타인 응원단이 국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2024.01.19. ks@newsis.com

[알와크라(카타르)=뉴시스] 김근수 기자 = 1월18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예선 C조 2차전 팔레스타인과 아랍에미리트의 경기 시작 전 팔레스타인 응원단이 국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2024.0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22일 유럽의 노르웨이, 아일랜드 및 스페인이 30분 간격으로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했다.

이미 세계 140여 나라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했지만 옛 소련 공화국이 아닌 유럽 국가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란 국가가 1948년 건국되기 전까지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및 레바논 사이에 끼어 있는 영국령 지역을 총칭하는 이름이었다. 나치 독일의 히틀러에 의해 유럽 유대인 600만 명이 학살당한 사실이 2차대전 종전과 동시에 백일하에 드러나자 유대인의 독립국가 건설 주의인 시온니즘 운동이 미국과 서구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종전 3년 만에 이스라엘이 세워졌고 당시 팔레스타인으로 불리던 이스라엘 본토에서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인 70만 명이 추방이란 대재앙(나크바)를 당했다. 팔레스타인은 이때부터 지역 명칭보다는 고향서 추방된 '난민'이란 인상이 더 강력하게 연상되는 단어가 되었다.

이스라엘 건국으로 쫓겨난 팔 인들은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시나이반도 인접 가자 지구, 동 예루살렘의 역사적 팔 거주지로 합류하거나 이웃 아랍국가로 탈주해 해외 난민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독립 19년이 지난 1967년 2차 중동전쟁을 기습적으로 일으켜 요르단이 지배하던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이집트가 지배하던 가자지구 그리고 시리아령 골란고원을 일거에 점령했다.

팔레스타인 인은 추방에 이어 이스라엘의 점령 복속을 당하게 된 것이며 여기서 팔레스타인 봉기와 야세르 아라파트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폭력저항이 태어났다. 팔 인의 봉기(인티파다)는 사람들에게 테러를 연상시키기 일쑤였는데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선전작업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PLO의 아라파트가 1988년 팔레스타인의 국가 창립을 선언했다. 영토와 정부를 다 갖춘 본격적인 '네이션-스테이트'가 아닌 절름발이 스테이트에 불과하지만 '아랍', '이슬람' 및 '비동맹' 등 냉전 말기부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반 이스라엘 국가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와 인정을 받았다.

이때 이슬람 성향의 옛 소련(USSR) 소속 9개 공화국이 인정 대열에 합류했고 이들은 2년 뒤 독립국이 된 뒤에도 이를 이어갔다.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한 나라는 유엔 내 아랍 그룹 22개국, 이슬람협력기구(OIC) 57개국 및 이 두 그룹과 중복된 곳이 많은 120여 비동맹 그룹 등 140개국이 넘는다. 

1993년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의 중재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PLO와 이스라엘 간 평화협정이 맺어져 이스라엘 점령지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제한적인 자치권의 팔 자치정부(PA)가 세워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병존하는 '2국가 중동평화 해결책'이 오슬로 협정에서 틀이 대충 갖춰졌지만 협상의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가 암살되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절대적 무시로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유대와 사마리아로 부르는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및 가자지구 등 쪼개진 3곳을 아우르는 독립국가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나크바 당시 70만 명이었던 팔레스타인 땅 추방 난민의 후손은 현재 서안 지구 280만 명, 가자 지구 220만 명, 동예루살렘 30만 명에 이웃 아랍국 해외 난민 포함해 팔레스타인 중동 난민은 700만 명에 육박한다.

이 수는 이스라엘 총인구 900만 명 중 아랍계 200만 명을 제외한 유대인 700만 명과 맞먹는다. 그러나 면적에서 이스라엘이 2.5만 ㎢일 때 팔레스타인 국가는 3곳을 합쳐서 0.55만 ㎢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경제력에서 하늘과 땅 차이가 나 이스라엘의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일 때 팔 난민들은 그 10분의 1도 안 되며 유엔 등 국제사회의 구호에 85%가 생계를 의존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2011년 유엔 총회 투표를 통해 '옵서버' 국가 지위를 인정 받았고 1년 뒤 '비회원국 옵서버 국가' 지위로 격상되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 기습침입으로 시작된 6차 가자전쟁 후 미국의 '2국가 해법' 강조 및 국제사회의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인정 움직임이 동시에 불이 붙었지만 미국은 팔 국가 인정 선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지난 4월18일 아랍 국가들 주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된 '팔레스타인 국가의 유엔 정식 회원국 인정'안은 15개국 중 한국, 일본, 프랑스 등 12개국이 찬성하고 2개국이 기권하는 좋은 지지를 받았으나 상임이사국 비토권을 가진 미국의 단독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비 인도주의적' 행태가 수그러즐 기세가 없는 데 분노한 국제사회는 5월10일 유엔 안보리가 다시 긍정적으로 팔 국가의 정식 회원국 인정 안을 다뤄줄 것을 촉구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을 올렸다.

143개 국이 찬성했고 미국 이스라엘 등 9개 국이 반대하고 25개 국이 기권했다. 이 143개 국이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한 나라하고 할 수 있다.

이 찬성국에 서유럽 및 북유럽 등 서구로서 처음으로 팔 국가 인정을 결행한 노르웨이, 아일랜드 및 스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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