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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 장기화 다문화학생 어려움 커져…올해 학습진단·지원 강화

등록 2021.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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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입국·외국인 초1~2학년도 한국어 진단·보정

한국어수업·교과보조 영상콘텐츠 추가개발·제공

13개국어 편입학 자료·영상 배포…법적근거 강화

[세종=뉴시스]광주 숭의과학기술고가 다문화가족 학생 학급을 신설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광주시교육청) 2020.11.29.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광주 숭의과학기술고가 다문화가족 학생 학급을 신설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광주시교육청) 2020.11.2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다문화학생들이 학교생활의 적응 어려움이 커지자 정부가 올해 한국어교육 진단과 학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병행하게 되는 만큼, 다문화 학생들이 비대면으로 공부할 수 있는 한국어교육 콘텐츠도 추가 제작해 보급할 방침이다.

20일 교육부의 '2021년 다문화교육 지원계획'에 따르면 중도입국·외국인학생의 한국어 진단·보정시스템을 초·중·고 전학년으로 확대 적용한다. 2019년에는 초등 3~6학년, 지난해 중·고등학생도 진단 대상이 됐지만 올해는 초등 1~2학년까지 전원 진단 대상으로 포함한 것이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보정학습을 위한 영상콘텐츠를 제공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온라인 학습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로 개발한다.  

다문화 학생들이 조기 적응하도록 돕기 위한 한국어교실과 징검다리 과정 등 적응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도 올해 초등 35개교, 중학교 17개교로 늘린다. 교원 대상 한국어교육 연수과정도 새로 만든다.

국내 다문화 학생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다문화학생 수 자체도 1년에 1만명 이상 늘고 있지만 출생률이 떨어져 전체 학생 수는 줄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다문화 학생은 8만2536명(1.35%)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4만7378명(2.75%)으로 크게 늘었다.

다문화 학생들이 밀집한 학교에 마련되는 한국어학급은 2018년 223개에서 2019년 326개, 2020년 372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다문화 학생들은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에 가야 한국어 실력이 늘고 문화적 이질감을 줄일 수 있지만 원격수업 장기화로 인해 적응도가 떨어졌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돌봄도 학교보다는 학부모가 편한 지역사회 다문화 친화기관을 이용한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영상 위주로 공부하던 온라인 개학 초반에도 언어 때문에 학습도 장애요소가 많았다.

지난해 12월 '코로나 시대 다문화학생 맞춤형 교육 지원 방안'을 주제로 마련된 교육실행연구포럼에 참여한 경남 김해 진영금병초 김준성 교사는 "한국어학급 수업을 제외한 원적 학급에서 지내는 일일 수업시수가 1~2시간으로 변경됐지만 그 시간마저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어 의사소통능력이 보통 한국 학생들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교과 학습 이해도가 낮다. 이 격차는 아동 발달을 저해하고 자존감에 악영향을 미치며, 교우관계에 있어서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안산 선일초 정상하 교사는 "e학습터 플랫폼에 탑재된 학습 콘텐츠는 러시아어도, 이중언어강사의 동시통역도 없고, 교사의 피드백도 없었다"며 "온라인 개학 초기의 원격수업은 학사일정, 수업방법, 스마트 기기의 활용법, 플랫폼 접근 안내, 출석률 확인, 자가진단 안내 등에 집중되면서 그동안 대면 수업에서 보여줬던 언어 맞춤형 수업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선일초는 1~2학년 학생들을 위해 EBS 교육방송 콘텐츠 외에 교사들이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직접 제작한 언어권별 영상자료를 탑재하고, 학습꾸러미에 한글과 러시아어를 병기해 배부하는 방식의 노력을 기울였다. 학습 결과물은 학급 소통앱에 탑재하거나 교사 휴대폰으로 전송하도록 하고, 맞춤형 개인별 피드백도 실시했다. 고학년의 경우 학습 콘텐츠에 러시아어 자막을 넣어 학습 결손을 최소화하고, 학급의 단체 채팅방과 또래 관계를 적극 활용해 각종 안내와 친밀감 있는 소통을 시도했다.

정 교사는 "한국어학급은 1학기 콘텐츠 활용형만으로는 학생들의 한국어 의사소통능력을 신장 시키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2학기부터는 쌍방향형과 과제 수행형을 추가해 운영했다"면서 "오프라인으로 급당 5명 이하로 운영되는 방과 후 한국어 교실을 개설해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한국어 교육과정을 운영했다"고 경험을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중도입국·외국인 학생들이 원격으로 한국어수업을 들을 수 있는 영상콘텐츠를 추가로 개발해 제공할 방침이다. 올해 총 96차시에 달하는 초등 학습도구 1~3권을 e학습터 등 원격수업 플랫폼에 탑재할 예정이다.

기초학력 지원을 위해 대학생 다문화 멘토링은 상시근무제로 시범 도입하고,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실제 다문화 학생들이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 발굴한다. 초등 수학·과학, 중학 수학 등 교과 보조교재상 주요 개념어를 설명하는 영상콘텐츠 120편도 제작해 일선 학교에 보급한다.

취학 대상인 중도입국·난민자녀에게는 13개국 언어로 된 학교 편입학 안내자료와 클립형 영상을 제작해 안내할 예정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주요국 대사관 등 외국인 학부모가 자주 찾는 유관기관에 안내자료도 배포한다.

교육부는 올해 다문화 학생 교육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향후 초중등교육법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다문화학생의 법적 정의와 학교장 지원의무, 특별학급 운영근거, 밀집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 중앙·지역다문화교육지원센터 지정·운영근거 등을 포함하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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