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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 "검은돈과 금융사기, 우리 사회 어지럽히는 무서운 바이러스"[조수원 BOOK북적]

등록 2024.08.10 07:00:00수정 2024.08.10 07: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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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악마의 유혹, 검은 돈과 금융 사기'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출신

금융사기 피해 당하지 않는 방법 제시

이철환 "검은돈과 금융사기, 우리 사회 어지럽히는 무서운 바이러스"[조수원 BOOK북적]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폰지 사기의 특성과 이를 피해 나가는 방안을 알아보자. 첫째, 항상 높은 수익률을 제시한다. 둘째, 폰지 사기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포트폴리오(portfolio)의 불투명성이다. 셋째, 투자일임 시 투자금을 투자자 본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사기 혹은 불법이다. 넷째, 과장된 홍보 수법을 동원하거나 수시로 연찬회 등 모임행사를 가지면 의심해야 한다. 그 목적은 피해자들이 의심하지 못하도록 세뇌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최근 펴낸 책 '악마의 유혹, 검은돈과 금융 사기'는 '당신도 금융사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전 원장은 "금융은 무분별한 욕구와 탐욕의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건전한 금융 시장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 이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경제부에서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을 거쳤다. 30년 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에서 자문위원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검은돈과 금융사기'에 대해 그는 "개인의 삶을 철저히 파괴하며 나아가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는 무서운 바이러스"라고 규정했다. 실제로 이로 인해 인생이 무너진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접하고 있다. 더욱이 이 악마의 유혹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기의 수법은 이처럼 매우 다양하지만, 큰 얼개는 다음과 같다. 사기범들은 먼저 투자목적의 회사를 설립한 후, 마케팅 전담 조직을 두고 홍보를 시작한다.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고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를 동원해 전파한다. 특히 홍보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기능이 있는 인스타그램을 많이 쓴다. 이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투자자들에게 원금보장과 고수익률을 강조하고, 확실히 수익이 들어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략) 특히 저학력자, 노인, 퇴직자. 20대 사회초년생 가운데 피해자가 많다."(86~87쪽)
그는 "금융의 역기능이 생기는 걸 방지하려면 금융에 대한 이해와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금융사기를 ▲대출 사기 ▲신원도용 사기 ▲폰지 사기 ▲투자 사기 ▲주가조작 사기 ▲신용카드 사기 ▲보험 사기 등으로 분류했다.
[서울=뉴시스] 악마의 유혹, 검은돈과 금융사기(사진=새빛 제공) 2024.08.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악마의 유혹, 검은돈과 금융사기(사진=새빛 제공) 2024.08.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흔히 금융을 '경제의 혈맥'이라고 말한다. 이는 경제 각 부문에서 혈액의 역할을 하는 돈을 각 분야에 효과적으로 배분하여 국민경제가 건전하게 성장하고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단 하루도 금융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근로를 통해 받은 급여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자동차나 주택 등을 구매하기 위해 대출을 신청하고, 퇴직 후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투자를 하며, 사업 확장을 위해 자금조달 등의 다양한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4쪽)
책은 검은돈과 금융사기가 어떤 유형과 수법으로 형성되고 전개되는지 그리고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한다. 금융관료 출신 저자는 관련 내용과 사례들을 수집하여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한다.

"리베이트의 폐해는 엄청나다. 일반 제조업이나 건설업에서 이루어지는 리베이트 형태는 협력업체와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납품 비리, 공사 발주 시 뇌물공여 등 다양하다. 이들 음성적 뒷거래의 문제는 결국 제품의 하자와 부실 공사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리베이트 비용이 들어가게 되면 당연히 해당 금액만큼 이윤이 줄게 된다. 따라서 업체는 줄어든 이윤을 만회하기 위해 부품을 빼돌리거나, 계약을 체결할 때 약정한 것보다 훨씬 저가의 부품을 사용하게 된다. 이는 부실 공사로 이어지고 또 불량품을 납품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검은돈의 세계'에서는 검은돈과 뒷거래의 유형과 행태, 그리고 이로 인한 경제 사회적 파장을 적시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비리와 부패가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다. 특히 기업인들은 여전히 이 검은 뒷거래를 필요악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보인다.

"검은 뒷거래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우리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된다. 뒷거래에 들어간 비용을 메우기 위해 또 다른 불법이 자행됨으로써 우리 경제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초래하고 경쟁력을 훼손시킨다. 때로는 대형 사고를 유발하여 국가사회에 재앙을 불러오기도 한다. 심지어 경제사회 체제를 와해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저자는 이 검은돈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업의 비자금이나 리베이트, 탈세 혹은 각종 뇌물 등을 통해 얻은 돈을 들고 있다. 그리고 이를 조성하는 방법과 통로가 되는 횡령과 배임, 분식회계, 암호화폐, 비밀계좌나 조세피난처, 환치기를 통한 자금세탁 등을 소개한다.

"이제는 디지털 자산인 암호화폐까지 등장하여 가장 빈번한 그리고 대규모의 사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사칭 계좌를 이용한 리딩방 사기, 상호 간의 신뢰 관계를 이용하여 사기를 치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까지 등장하였다. 그 결과 이제는 전문가들조차도 사기를 당하기 일쑤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금융사기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금융기관과 당국은 건전한 투자환경과 여건 조성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은 스스로 내부통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의 가장 중요한 Key word는 ‘신뢰(Trust)’이며, 날이 갈수록 금융회사의 평판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은 최소한 내부통제 미흡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고객들에게 남겨야 할 책무가 있다. 그리고 금융감독 당국은 금융사고의 사전 예방에 초점을 둔 사전 감독 기능과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김미애 금융범죄수사대 계장이 비상장주식 투자 권유 사기 범죄집단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광역수사단은 총책 H씨 등 총 45명을 검거했고, 현금 41억 원과 명품시계 등 범죄수익 50억 원 상당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2024.03.26.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김미애 금융범죄수사대 계장이 비상장주식 투자 권유 사기 범죄집단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광역수사단은 총책 H씨 등 총 45명을 검거했고, 현금 41억 원과 명품시계 등 범죄수익 50억 원 상당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2024.03.26. [email protected]


저자는 사법당국의 법집행기능이 한층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검은 뒷거래와 사기범죄에 대한 억제력 강화를 위해서는 처벌 수위를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실 그동안의 솜방망이 처벌 관행이 우리 사회에 사기죄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커다란 요인이 되어 왔으며, 그 결과 ‘사기 공화국’이라는 오명도 받아왔다. 따라서 사회적 신뢰를 손상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엄정한 사회적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실효성을 거둘 수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무엇보다도 투자자가 기본에 충실한 정석 플레이가 답이다. 저자는 "일확천금의 유혹에 솔깃해서 무리한 투기를 하면 안 된다"며 "투자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질 줄 아는 성숙한 습관과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에서 수익은 언제나 옳고, 그 결과는 아름답다. 그러나 모든 투자에는 수익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투자자의 수익과 손실은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실제로 투자하다 보면 쉽게 잊어버리는 경고성 이야기가 있다. 다름 아닌 '모든 투자의 수익과 손실은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된다'라는 말이다. 이를 투자의 자기책임 원칙이라고 한다."(262쪽)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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