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김태우 사건의 가타부타 언급 없이 정면돌파 의지 밝혀
靑 "조국 민정수석은 포괄적 정무적인 책임 지는 것"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종양 인터폴 총재 접견을 기다리고 있다. 2018.12.19. [email protected]
이번 사건으로 반부패비서관실의 미흡한 조직관리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인데도 최고 책임자 격인 조 수석 대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김 수사관의 주장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조 수석이 직접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3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민정수석은 포괄적 정무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특감반 운영책임자로 상황의 구체적인 파악을 하고 있는 반부패비서관이 나가 설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조 수석은 이번 사건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만 우회적으로 밝혔다. 조 수석은 지난 4월 올렸던 사진으로 최근 자신의 SNS 프로필 사진을 교체한 뒤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고 적었다. 이 글은 지난해 5월 취임 당시 쓴 것의 일부이지만, 굳이 이같은 글귀를 다시 인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에 임하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박 비서관의 21일 브리핑에 따르면, 김 수사관 감찰 보고서 중 조 수석에게 보고된 건은 3건이다.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갈등(2017년 9월 22일) ▲러시아 대사 내정자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금품수수 관련 동향(2017년 9월 28일) ▲박근혜 정부 친분이 있는 사업가의 부정청탁 보고(2018년 2월 22일) 등이다.
이외에 감찰 첩보가 아니라서 이인걸 특감반장 선에서 폐기된 문건도 있으며 박 비서관 선에서 잘린 보고서도 있어 조 수석에겐 보고조차 안 된 문건이 대다수라고 한다. 이 때문에 6급 김 수사관의 폭로전에는 조 수석보다 직속 상관인 박 비서관이 직접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은 분업체계로 가는 시스템이다. 수장이 나서서 하나하나 다 해명할 수 없다"며 "내부 조직 관리에 대한 사과를 한다고 해도 지금은 전면에 나설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정쟁으로 번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조 수석이 직접 나서서 사과할 경우, 야당의 공세가 더 거세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사건의 전후 맥락을 가장 잘 아는 박 비서관이 전면에서 대응하는 게 맞다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은 적지 않다. 먼저 근 한 달간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특감반 문제에 대해 조 수석은 공개석상에서 제대로 된 입장표명도 하지 않았다.
공방 여부를 떠나 부실한 조직관리에 대한 책임은 청와대 내부에서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조 수석이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명료하게 쇄신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서 연일 조 수석을 의혹의 중심에 놓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직접 나서서 자신이 아는 범위에 한해서는 명확히 밝히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조 수석은 특감반 비위 논란이 불거진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공식석상에서의 발언은 최대한 삼가하는 대신 서면 형태로 입장을 밝혔다. 조 수석은 지난 14일 "민정수석 이하 민정수석실 구성원 모두는 일부 특감반원의 비위행위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 깊이 자성하고 있다"고만 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종양 인터폴 총재 접견을 기다리고 있다. 2018.12.19. [email protected]
한편,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감찰반 직제령을 보완·개정해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해당 직제령을 구체화한 상세 내규인 21조도 준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부분은 업무상 기밀에 해당하는 부분이기에 상세하게 공개할 수 없지만 대략적인 개요는 조만간 브리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만간 특감반장이 새로 임명될 것이고, (국민에게) 보고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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