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우주 먼지' 쪼개지는 원리 발견…40년 학설 뒤집어
초신성의 강력한 빛에 의해 우주 먼지가 쪼개져
네이처 아스트로노미, 5월6일자 표지논문 선정
"우주 크기와 나이 측정 등 천체 연구에 적용"
【서울=뉴시스】강한 빛에 의해 주변 먼지가 강하게 회전하고 이 과정에서 먼지는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진다.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5월 6일자 표지 그림.(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초신성이 폭발할 때나 무겁고 젊은 별에서 나오는 강한 빛에 의해 우주 먼지가 쪼개질 수 있다는 새로운 원리를 발견했다.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에드워드 퍼셀이 1979년 발표한 논문에서 '우주 먼지는 원심력에 의해 쪼개질 수 없다'고 정의한 학설을 40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국천문연구원은 티엠 황 이론천문연구센터 선임연구원과 래 응옥 쩜 박사후연구원, 이혜승 박사후연구원, 안상현 선임 연구원이 이같은 원리를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5월 6일자 표지 논문에 선정됐다.
우주 먼지는 별과 행성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별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항성풍을 유발한다. 이산화탄소와 물, 심지어 유기 분자도 우주 먼지 표면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천문학자들은 초신성, 킬로노바, 무겁고 밝은 별, 블랙홀 강착원반 근처 등 강력한 광원 주변에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먼지 알갱이가 이보다 훨씬 큰 먼지 알갱이에 비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풀지 못했다. 이같은 특이 현상은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이다.
이에 연구진은 Ia형 초신성의 초기 단계 관측을 통해 강한 광원 근처에 놓인 우주 먼지가 빛의 압력을 받아 마치 바람개비가 회전하듯이 초당 10억 바퀴에 이를 정도까지 엄청나게 빠르게 회전하고, 회전에 의한 원심력이 먼지의 최대 인장강도보다 세지면 먼지가 부서지게 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복사 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Radiative Torque Disruption)라 명명했다. 메커니즘을 초신성이나 킬로노바, 무겁고 젊은 별 주변에 존재하는 먼지에 적용하면 다양한 천문 현상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
연구진은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킬로노바나 초신성 주변 반경 수 광년 정도의 범위에서 생기는 것을 밝혔다. 반면 밝고 무거운 별이 천여 개 모여 있는 별 탄생 영역에서는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반경 수십 광년 범위로 형성되는 것을 알아냈다.
티엠 황 박사는 "195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에드워드 퍼셀이 1979년 발표한 논문에서 '우주 먼지는 원심력에 의해 쪼개질 수 없다'고 결론지었지만 우리 연구는 먼지가 강한 광원 근처에 위치한다면 작게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메커니즘을 통해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우주의 많은 퍼즐들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현 박사와 이혜승 박사는 "작은 먼지는 짧은 파장의 빛을 더 잘 흡수하고 산란해 그 양과 내부 분포가 초신성이나 최초 은하의 밝기에 영향을 준다"며 "초신성을 이용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측정할 때나 우주 최초의 은하 및 다양한 천체 연구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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