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위 물결 속 이틀째 종교시설 방문…대주교도 비판
대주교 "모든 사람 권리 수호하는 종교 원칙 훼손"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일(현지시간) 배우자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워싱턴 소재 가톨릭 시설인 세인트 존 폴 2세 국가 성지를 방문한 모습. 2020.06.03.
NBC, A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배우자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워싱턴DC 소재 가톨릭 시설 세인트 존 폴 2세 국가성지를 방문했다. 올해는 존 폴 2세 탄생 100주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기념 동상 앞에 헌화하고 사진을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1일엔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를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군대 총동원을 발표한 뒤 백악관 인근 세인트 존슨 교회를 도보 방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경찰이 백악관 인근 시위대를 최루가스와 고무탄으로 해산 시켜 논란이 됐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 연속으로 이뤄진 종교시설 방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 논란과 플로이드 시위 격화라는 위기 상황에서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종교계에선 거센 반발 목소리가 나온다.
워싱턴 교구를 담당하는 윌턴 그레고리 대주교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행보에 대해 "모든 사람의 권리를 수호한다는 우리 종교 원칙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가톨릭 시설을 남용하는 상황을 용납하는 건 당황스럽고 비난받을 만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조지타운 소재 세인트존스교회 목사인 지니 저바시는 CNN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정치적인 행동을 위해 다치고 무서워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묘사하기가 힘들다"라며 "신앙을 가진 모든 이들에 대한 신성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수장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성경을 든 채 기자회견을 열고 "백악관 앞에서 평화로운 시위대가 구타를 당했다"라고 비판했다.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고 성경을 지참한 채 기념사진을 찍은 트럼프 대통령 행보를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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