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주방위군 워싱턴파견령에 일부 주지사들 거부
버지니아주지사 "파병이 오히려 긴장 악화" 거절
쿠오모 뉴욕지사는 "주에서 시급히 사용중" 거부
대다수 주지사들은 소극적으로 응해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전담반(TF)과 함께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워싱턴주 등지에 주 방위군 동원을 승인했다. 그는 "다른 주에도 방위군 동원을 고려하고 있으며 현재 상기 3개 주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2020.03.23.
뉴욕주와 버지니아주를 비롯한 여러 주가 지금까지 트럼프의 요청을 거절했으며, 그 가운데 최소 한 곳은 트럼프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서 시위대를 "제압하겠다"고 말한 언사를 거절이유로 밝혔다고 AP통신과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주방위군 워싱턴 파견에 반대한 주지사들은 모두 민주당원들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몇 군데 다른 주들은 앞으로 며칠 이내에 결국 워싱턴시로 주 방위군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행정부는 여러 주를 향해 주방위군의 워싱턴 파견을 요청하면서, 동시에 많은 주지사들을 향해 주방위군을 자기 주의 시위대에게 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입하지 않는데 대해 "너무 약하다"라며 비난을 했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주지사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1일 개인적으로 주 방위군 수천 명을 워싱턴에 피견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거절했다고 주지사실이 밝혔다. 노덤 주지사는 트럼프 정부가 주방위군 병력을 잘못 사용해서 오히려 긴장상태를 악화시킬까봐 걱정된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나는 우리 주의 자랑스러운 방위군 남녀를 워싱턴에 보내서 사진이나 찍히게 하기는 싫다"고 그는 말했다. 이는 트럼프대통령이 1일 백악관 근처의 교회까지 걸어가면서 인근 공원에서 성경책을 들고 사진을 찍는 포즈를 취하기 위해서 근방에 있던 평화시위대를 경찰이 최루가스롤 발사해서 강제 해산시킨 것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뒤, 미 연방군대를 전국 각 도시에 파견해서 경찰차 방화와 상점 약탈 등 폭력시위를 진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위의 발단이 된 플로이드의 죽음은 백인 경찰관이 흑인인 그의 목을 숨질때까지 무릎으로 눌렀기 때문에 일어났고, 전국적인 시위도 그 때문에 일어났다. 군대 투입을 거론하며 폭도 취급하는 대통령의 말에 더 큰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비판자들은 지금처럼 국가가 분열위기에 처해있을 때일수록 대통령의 리더십이 필요한데, 트럼프는 오히려 분렬과 증오만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델라웨어주의 존 카니 주지사는 이번 사태에 관련해 워싱턴 시장으로부터 "추가 벙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식 요청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주 방위군 파병을 거절했다. 노덤 주지사도 같은 이유를 거절 사유에 포함시킨 바 있다.
[오스틴(미 텍사스주)=AP/뉴시스]미 텍사스주 오스틴의 경찰본부 앞에서 30일(현지시간) 시위대가 휴스턴 출신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숨진데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플로이드가 사망한데 대한 시위를 통제하기 위해 텍사스주내여러 도시에 1500명 이상의 주방위군 병력을 파견했다. 2020.5.31
이에 대해 리차드 아조파르디 주지사 비서실장은 "200명의 주 방위군 파견 요청이 있었지만 주지사에게 보고할만한 사항도 아니라고 판단해서 실무자 선에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 동안 특히 뉴욕에서 일어난 상점 약탈과 폭력시위를 예로 들면서 강하게 비난했었다.
트럼프대통령은 2일에도 트위터에 " 뉴욕시여, 주 방위군을 동원하라. 범죄자들과 하층민들이 뉴욕을 찢어놓고 있다"는 격한 발언을 올렸다.
일리노이주의 민주당원 주지사 J.B. 프리츠커는 주 방위군의 워싱턴 파견을 거절했고, 펜실베이니아의 톰 울프 주지사는 트럼프 연방정부의 요청을 아직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주 지사들은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추세이다. 뉴저지주의 필 머피 주지사는 민주당원 주지사로는 유일하게 주방위군 파견에 응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워싱턴 시내의 국가기념물과 문화재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역시 민주당인 코네티컷주의 네드 라먼트 주지사는 주 방위군 가운데 공군을 동원해서 병력 수송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연방 정부의 주방위군 담당 국장 조셉 렝기엘 장군은 2일 현재 여러 주에서 약 15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워싱턴을 향해 오고 있으며, 3일까지 더 많은 병력이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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