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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안전한데 왜 수거하나…"혹시 모를 효력 저하 때문에"(종합)

등록 2020.10.06 19: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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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전문가 검토 과정에서 백신 효력 저하 지적"

"고온서 화학적 변화, 동결 백신 해동시 침전물 생겨"

품질검사 통과 물량까지 수거하는데 회의적 의견도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과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가 6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상온 노출 의심 인플루엔자 백신 품질검사 및 현장조사 결과 발표 브리핑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 청장은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2020.10.06. ppkjm@newsis.com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과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가 6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상온 노출 의심 인플루엔자 백신 품질검사 및 현장조사 결과 발표 브리핑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 청장은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2020.10.0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정성원 기자 = 질병관리청(질병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일부를 수거해 품질과 안정성 시험을 거친 결과 안전성에 문제는 없었지만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못한 48만 도즈는 전량 수거하기로 해 주목된다.

방역당국은 저온유통체계(콜드체인) 적정온도 2~8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영하로 떨어져 동결 위험이 있거나 상온에 노출된 백신은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고려해 수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6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독감 백신 관련 브리핑을 열고 "효력이 일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면 그런 위험성 조차도 제거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수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독감 백신 유통과정에서 품질 변화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조달계약업체가 공급한 8개 제품에 대한 품질평가와 안정성 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8개 품목 모두 25도, 24시간 조건에서 품질이 유지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06년 발표한 백신 안정성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백신 유통 중 단기간 적정 온도를 벗어나는 일은 피할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으며, 추가로 안정성 시험을 거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질병청과 식약처는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일부 백신은 이번주 중 수거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수거 대상은 총 48만 도즈다.

구체적으로 운송차량 온도 기록지상 0도 미만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된 27만도즈와 호남 일부 지역 상·하차 작업 과정에서 백신이 바닥에 일시 적재됐던 17만도즈, 적정 온도 이탈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게 배송된 2000도즈, 개별 운송되는 과정에서 온도 확인이 되지 않은 3만도즈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물량은 전량 수거해 접종하지 않는다.

정부조달 접종 물량 중 수거 대상 접종 사례는 서울, 대구, 광주, 충남, 전남, 경북, 제주 등 총 7개 지역 554건이다. 6일 오후 2시까지 정부조달물량의 접종은 16개 시도에서 3045건이 이뤄졌다.

방역당국은 수거 대상 물량은 납품을 맡았던 신성약품을 통해 수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질병청은 해당 물량을 폐기할 것인지 여부는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이처럼 백신을 수거하기로 결정하기까지는 전문가 회의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 차례 이뤄진 학계, 의료계, 산업계 전문가 회의 결과 영하 온도에서 동결이 된 경우 그런 경우는 이와 같은 불순물과 같은 뿌연 물질이 발생될 수가 있기 때문에 주사 과정 중에 주사기가 막힐 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 부분이 제기됐다. 또한 노상에 백신이 노출된 호남지역 물량을 비롯해 개별운송이 이뤄져 운송과정 중에 온도가 확인되지 않은 물량도 안전을 위해 수거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 청장은 "전문가 검토 과정에서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일부 백신에 대해서는 안전을 목적으로 수거하라는 의견이 제시됐다"며 "백신은 상온에서는 안정적이지만 동결될 경우에는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그런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고온인 경우에 있어서는 백신의 화학적인 변화가 초래돼 효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동결 후 다시 녹일 경우에는 백신이 뿌연 침전물 형태로 된 경우가 왕왕 있어 주사기가 막힌다든지 접종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백신의 어는 점을 확인하거나 품질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물량까지 수거해야 하는지 회의적 의견을 표한 전문가도 소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이튿날인 9월22일 시행 예정이었던 13~18세 대상 예방접종을 전면 중단했다. 12세 이하와 임신부 대상 예방접종은 9월25일부터 재개됐으며 13세~18세 청소년 등은 오는 12일께 무료접종이 재개될 예정이다. 48만도즈를 수거하는 대신 38만도즈를 추가 제공한다.

방역당국은 접종사업 중단 사태를 초래한 의약품 유통업체 '신성약품'에 대한 조달 계약은 유지하되, 전문 배송업체를 추가 계약해 문제가 없는 백신 물량을 유통시키기로 했다. 다만 조사 결과에 따라 법률상 처벌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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