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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80%·캐시백 필요"…홍남기, 여·야 맹폭에도 '뚝심'

등록 2021.07.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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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서 소신발언

"80%가 적정, 전 국민 동의 안 해"

"캐시백 뒷받침 필요, 이해해 달라"

나랏빚 1000조 시대, 재정 지켜야

與, 당론 확정…전 국민 지급할 듯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13.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코로나19 상생 국민 지원금(긴급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80%에게만 지급하는 것이 적정하다. 전 국민에게 주자는 (정치권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올해 경제의 어려움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이(신용카드 캐시백에 투입하는 1조1000억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카드 캐시백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해해 달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한 발언들이다. 그는 이날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줘야 한다" "카드 캐시백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여·야 의원들의 맹폭에도 꿋꿋하게 '금고지기'로서의 입장을 지켰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는 올해 33조원 규모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마련하면서 국채를 찍지 않았다. 나랏빚을 더 늘리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기존 국가 채무 중 2조원도 상환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당시 이런 추경안에 합의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한 만큼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13일 회의장에서도 홍남기 부총리와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 설전이 오갔다. 우원식 의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돼 전 국민이 얼마나 큰 피해를 보겠느냐"면서 "여·야 대표가 모여서 전 국민 지급을 합의한 것은 국민의 요구가 있었던 것"이라고 홍남기 부총리를 질타했다.

[광주=뉴시스] = 20일 오전 광주 북구 오룡동 정부광주합동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광주지방국세청,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목포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광주전남사진기자회 제공) 2020.10.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photo@newsis.com


더 강한 발언도 이어졌다. 우원식 의원은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대폭 지원하는 쪽으로 국회가 결정하면 정부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면서 "길은 정치권이 내는 것이고, 정부는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정부가 반대해 국회가 결정하지 못할 정도가 돼서는 안 된다"고 몰아세웠다.

홍남기 부총리는 발끈했다. 그는 "재정 운용을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부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이어 "하위 계층에 줘야 할 돈을 줄여서 5분위(소득 상위 20%)에 주자는 주장은 신중해야 한다.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정치권과) 견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강화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가 커진 소상공인 손실 보상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양경숙 민주당 의원에게는 "6000억원으로 모자란다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협의해 어떻게 늘릴지 고민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최근 방역 강화 조치로 추가 손실을 보상하겠다는 얘기다.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준다면 카드 캐시백은 불필요하지 않느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게는 "신용카드 캐시백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방역 상황이라 소비를 진작시킬 시기는 아니지만, 경제 어려움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정도의 돈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 때문이다. 하위 80%에게만 지급하는 현재의 계획대로 나랏빚을 2조원 갚더라도 국가 채무(963조9000억원)는 여전히 1000조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취임 첫해인 2017년부터 재정 투입량을 대폭 늘린 탓이다.

"지원금 80%·캐시백 필요"…홍남기, 여·야 맹폭에도 '뚝심'


2019년까지는 '포용 성장' 정책을 추진하느라, 2020년부터는 코로나19발 경제 위기에 대응하느라 2016년 645조2000억원이었던 나랏빚은 5년 새 318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된다.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국가 채무액은 2024년 1327조원(58.3%)까지 는다.

올해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초과 세수도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 상반기 큰 폭의 초과 세수는 지난해 상반기 11조5000억원이 하반기로 유예된 영향이 크다. 기저 효과다. 도움이 됐던 주택·증권 거래세 역시 시장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조금씩 줄며 하향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재정 건전성을 사수하려는 홍남기 부총리의 이런 노력은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1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당론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달 국회에서 100% 지급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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