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회땐 EPL 심판 0명…가나전서 주심 본다
앤서니 테일러 EPL 심판, 한국·가나 조별리그 2차전 주심
2018년 러시아 월드컵서 80년 만에 영국 출신 심판 배제
EPL 감독들, 심판 자질 겨냥해 비판 지속…벵거·콘테 등이 대표적
가나전 주심 테일러 심판, 판정 두고 호불호 갈리지만 경기운영 능력 탁월
[런던=뉴시스/AP] 앤서니 테일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심판. 2020.02.17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동하는 앤서니 테일러 심판이 한국과 가나의 2022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주심을 맡는다. 영국 출신 심판이 월드컵 무대를 밟은 것은 8년 만이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선 영국 출신 심판이 배제된 바 있다. 당시 축구 종가인 영국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월드컵에 영국인 심판이 배제된 것은 193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은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영국 내부에서는 EPL 심판에 대한 자질 논란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2018년 당시 아스널에서 감독을 맡고 있던 아르센 벵거는 EPL 심판들에 대한 지적을 지속해왔다. 그는 “몇몇 심판은 ‘어둠의 시대(dark age)’에 살고 있다”라며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2022년 현재도 자질 논란은 크게 바뀌지 않은 모양새다. 벵거의 후배 감독들 역시 EPL 심판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다. 토트넘 홋스퍼를 이끄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1일(한국시간) 아스널과 경기 후 인터뷰에서 “EPL 선수들의 수준은 아주 높다. 하지만 심판과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은 그 수준을 못 따라온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경기에서 에메르송 로얄에게 퇴장 명령을 내린 심판의 판정을 겨냥한 발언이다.
콘테 감독은 EPL 심판들의 불명확한 판정 기준을 지적했다. 그는 “EPL의 판정은 솔직히 이해하기가 어렵다”라며 “어떤 날은 퇴장이라고 생각했는데 경고가 나오고, 어떤 날은 경고로 예상할 만한 반칙에서 퇴장이 나온다”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뛰고 있는 EPL 심판은 어떤 인물일까. 주심으로는 2명의 심판이 이번 월드컵에 참여했다.
[런던=뉴시스/AP] 앤서니 테일러 심판(왼쪽)이 2019년 12월 23일(한국시각) 프리미어리그 첼시와의 홈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주고 있다. 2019.12.23
우선 이번 가나전에서 주심은 맡은 앤서니 테일러 심판은 국내 축구 팬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지난 2019년 12월 토트넘과 첼시전에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의 경합 벌이던 손흥민에서 퇴장을 준 심판이다. 당시 손흥민이 루디거와 경합 과정에서 누운 채로 발을 들어 올린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테일러 심판은 판정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경기 운영 부문에서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6월 유로2020 덴마크와 핀란드전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심정지 사태 때 빠르게 대처한 심판이 바로 테일러 심판이다.
테일러 주심과 함께 게리 베직, 애덤 넌(이상 잉글랜드) 부심이 가나전 심판으로 나선다. 같은 국적의 심판진이 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은 FIFA가 도입한 ‘트리오 심판제’ 때문이다.
이는 심판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동일 국가나 같은 언어권 심판 3명(주심 1·부심 2)을 한 팀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처음 도입됐다.
또 다른 영국 출신 심판인 올리버 주심도 EPL을 대표하는 만큼 여러 대회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물론 유로 2020 등 굵직한 대회에서 심판으로 참여해왔다.
테일러 주심의 모습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가나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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