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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속 수어의 묵직한 울림…국립극장, 연극 '우리 읍내'

등록 2023.05.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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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립극장 기획공연 '우리 읍내'. (사진=국립극장 제공) 2023.05.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국립극장 기획공연 '우리 읍내'. (사진=국립극장 제공) 2023.05.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국립극장이 연극 '우리 읍내'를 오는 6월22일부터 25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미국 극작가 손턴 와일더의 동명 희곡이 원작이다. 1938년 발표해 퓰리처상을 받은 후 전 세계에서 꾸준히 공연된 작품이다. 미국 뉴햄프셔주의 작은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던진다.

임도완 연출은 이를 한국적으로 각색했다. 평범한 일상으로 흘러가는 원작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한국 정서에 맞게 변화를 줬다.

배경을 1980년대 경북 울진군 평해 읍내로 옮겨왔다. 동시에 등장인물 설정을 바꿔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사람들의 일상과 애환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총 3막으로 1막은 마을의 하루, 2막은 성장과 결혼, 3막은 죽은 자들의 모습을 담는다.

임 연출은 "음성언어나 수어, 어떤 형태든 언어를 알아듣는다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각색 과정에서 농인 가족을 등장시켜 침묵이 흐르는 수어의 순간에 서로의 마음속 헤아림의 언어를 들려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소장이자 한국 신체극의 선두주자인 임 연출은 각색과 연출에 이어 음악까지 맡아 주제가도 작곡했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아름답게 노래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가사로 차용해 극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달한다. 또 대중가요·계몽가요 등으로 시대적 분위기를 드러낸다. 원작에서 빈 무대와 최소한의 소품, 마임의 활용 등 연극적 요소를 강조한 만큼 임 연출의 특기가 발휘될 예정이다.

작품에는 농인(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 배우 2명과 청인(음성언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비장애인) 배우 14명, 수어 통역사 5명, 음성 해설사 1명이 무대에 오른다.

관객과 직접 소통하며 극을 해설하는 무대감독 역은 배우 구본혁이 연기한다. 원작의 에밀리에서 청각 장애를 지닌 황현영으로 바뀐 역할은 농인 배우 박지영이 맡았다.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여자연기상에 농인 배우 최초로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농인 예술단체 핸드스피크 소속 배우 김우경도 신문 배달부 역과 무대감독의 수어 통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이 밖에 황현영의 단짝 김민규 역에 안창현을 비롯해 권재원, 김미령, 성원, 이정은 등이 출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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