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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스라엘에 벙커 버스터 등 대형 폭탄 대거 보냈다

등록 2023.12.02 10:30:45수정 2023.12.02 19: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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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병원·학교 지하에 구축한 하마스 터널 파괴 위해

2m 콘크리트 관통 BLU-109 폭탄과 "멍텅구리" 폭탄 지원

WSJ "민간인 희생 줄이라는 말과 배치되는 모순된 행동"

[가자지구 남부=AP/뉴시스]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공격을 재개한 직후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를 공습했다. 2023.12.2.

[가자지구 남부=AP/뉴시스]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공격을 재개한 직후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를 공습했다. 2023.12.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에 지원한 수만 여개의 무기와 폭탄 가운데 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이 포함돼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직후 며칠 동안 공중투하 폭탄 1만5000발, 야포 포탄 5만7000발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지원한 폭탄에 BLU-109 벙커버스터 폭탄 100발이 포함된 것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중투하 폭탄인 BLU-109 벙커버스터는 2000파운드의 폭발력을 가졌으며 최대 2m 두께의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다.

미 정부가 벙커버스터 등 대형 폭탄을 대거 지원한 것은 미 정부의 입장이 일관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대규모 민간인 희생자 발생을 막도록 이스라엘을 압박하면서도 탄약을 대거 지원하는 것이다.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무기 지원이 민간인 희생을 줄이라는 미 정부의 압박을 무력화하는 것으로 본다.

브라이언 피누케인 국제위기그룹(ICS) 선임 자문위원은 “소구경 폭탄을 사용하라고 권고하는 것으로 보도된 블링컨 국무장관 등의 발언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를 자세히 공개하는 것과 달리 이스라엘에 지원한 무기의 종류와 수량에 대해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소말리아, 리비아 등지에서 사용한 포탄과 폭탄 등 무기들은 대규모 부대를 상대하기 위해 만든 것들이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은 민간인 사이에 숨은 전투원들을 상대하고 있다.

해병 예비역 출신으로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한 믹 멀로이 전 국방 부차관보는 “이스라엘에 지원한 무기들은 도시 지역이 아닌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의 개활지 전투에 사용한 종류다. 이런 무기를 도시 지역에서 사용하려면 표적을 정밀 분석해 공격이 군사 목표에 합당한 규모인지를 정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군대가 산재한 탓에 정밀 공격 능력이 제한된다고 밝힌다.

가자 전쟁 시작 이래 가자지구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이 대부분인 1만5000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유도장치가 없는 “멍텅구리” 폭탄인 Mk82 5000발과 Mk 84 폭탄 5400발 이상, GBU-39 소구경 폭탄 1000발, 정밀종합집격탄(JDAM) 3000발 등을 지원했다.

2000 파운드의 탄두가 장착된 BLU-109 벙커 버스터는 콘크리트 방공호를 파괴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하마스가 구축한 지하 터널망은 민간인 아파트 단지, 학교, 병원 등 민간 건물 지하에 깔려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에 대형 폭탄을 지원한 것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하마스 세력을 제거하는 방법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스라엘은 마구잡이 군사 공격을 위해 북부 거주 민간인 100만 명 이상에게 피난을 지시했으나 수십만 명이 피난하지 않고 머물렀다.

미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미국이 지원한 대형 폭탄으로 자발랴 난민 캠프 아파트 건물을 공격해 무너트리면서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힌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자를 노린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피누케인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이스라엘이 “수십만 명의 난민이 거주하는 캠프 지하에 하마스 터널이 있기에 민간인 피해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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