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체 "유보통합 재정 확보 관건…국고 지원 제시돼야"

교총 "확실한 재정 투자 없이는 안 돼"

교사노조연맹 "국가 책임예산도 확보"

전교조 "12시간 보육 아동학대" 비판

사걱세 "한글과 수 선행학습 부추겨"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정부가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내놓자 교육단체들 사이에서 재원 확보 방안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진은 인천시 한 유치원 모습. 2020.12.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정부가 내놓은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두고 교육단체들 사이에서 재정 계획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27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확실한 재정 투자 없이는 질 높은 영유아 교육을 제공한다는 유보통합의 취지를 실현할 수 없다"며 "재정 확보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교육부는 유보통합 시행안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예산 규모나 재원 확보에 대한 계획은 내놓지 못했다. 가칭 '교육·돌봄책임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는 방향성만 제시됐다.

교총은 "기존 영유아 돌봄을 위해 투입되던 복지부 예산의 확실한 이관과 유보통합의 상향평준화를 위한 일반 지자체 관련 예산 이관 및 국고 지원 방안이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노조연맹도 이날 오후 백승아 더불어민주당의원실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보통합의 예산 규모를 명확히 산정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교사노조연맹은 "국가 책임의 예산 확보 방안도 없이 졸속으로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보통합 및 돌봄사업 재정을 교육재정 전용이 아니라 국가책임 예산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합 시범 기관에서 기본 운영시간 8시간에 추가 돌봄 4시간을 제공하는 방안이 아동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학적으로 영유아 시기는 가정에서의 안정적인 애착 관계와 개별적 보호가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시기"라며 "12시간의 기관 보육은 정부가 말하는 질 높은 교육·보육 환경을 조성하는 길이 아닌 아동학대"라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밝힌 '놀이식 언어·수·예체능 프로그램 제공 강화' 방안이 사교육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초등 입학 전 한글 떼기와 수익힘을 다 끝내야 초등학교에서 수월히 적응할 것이라는 신화가 계속된다면 놀이식 언어·수 프로그램은 놀이가 아닌 학습지를 통한 한글과 수 선행학습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한글과 수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걱세는 5세에 대한 초기 문해력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유아들을 초등 대비 선행 교육으로 내몰며 5세 교육과정을 자꾸 조정하려 하기보다는 현재의 놀이 중심, 아동 중심 교육과정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오히려 초등 1학년 교육과정의 조정을 통해 유아들이 학교 교육 과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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