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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못하겠지?"…회장님 '검은 돈' 34억 훔친 일당의 최후는[죄와벌]

등록 2024.08.25 09:00:00수정 2024.08.25 10: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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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이 가진 241억 불법 취득 사실 파악

자신 차에 회장 돈 34억 상당 옮겨 실어

法, 징역형 선고…"엄중한 처벌 불가피"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지난 2021년 4월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2021.04.0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지난 2021년 4월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2021.04.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모시던 회장이 가진 거액의 수표가 불법적으로 취득한 돈이라는 사실을 알고 절취한 일당에게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피고인 A씨는 배우자의 친구인 B씨, 친동생 C씨와 함께 한 기업의 회장인 D씨가 가진 다량의 수표를 현금화하는 일을 수행했다.

A씨 등 세 사람은 2019년 1월26일 D씨로부터 '수표 약 40억원을 현금으로 교환해오라'는 지시를 받고 서울 명동에 있는 불상의 환전소에서 전부 5만원권 지폐로 교환한 뒤 전달했다.

이후 A씨는 D씨가 40억원을 포함해 241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돈을 절취하더라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한 돈이므로 D씨가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 B씨, C씨와 공모해 범행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D씨에게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제네시스 차량과 D씨의 벤츠 차량을 바꿔 타자고 제안했다. D씨가 이를 수락하자 현금 34억원이 든 캐리어 가방 2개를 자연스레 자신의 제네시스 차량 트렁크에 옮겨 실었다.

범행 당일인 1월30일 A씨는 제네시스 차량의 보조키를 B씨에게 건네주며 '트렁크에서 캐리어 가방을 가지고 나온 다음 택시를 타고 약속 장소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B씨는 약속 장소에서 A씨와 C씨를 만나 2개의 캐리어 가방을 C씨의 그랜저 차량에 옮겨 실었다.

이런 방식으로 A씨 등은 293만5000만원 상당의 캐리어 가방 2개와 현금 34억원을 절취했다. 세 사람은 특수절도 및 장물운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판사는 지난 5월22일 A씨에게 징역 2년,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C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세 사람이 이 사건 절도 범행을 조직적으로 분담해서 행한 점, 절취한 현금이 거액인 점을 감안하면 죄질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A씨에 대해 "이 사건 절도 범행을 계획하고 B씨, C씨에게 범행을 지시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해 특히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절취한 현금 대부분이 피해자(D씨)에게 반환되지 않았다"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B씨에 대해서는 "B씨는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C씨에 대해서는 "동종전과가 있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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