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지는 엔비디아 눈높이…실적 전망도 '암울'[AI 거품론①]
삼성 영업익 전망, 한달새 1100억 낮아져
엔비디아 매출 성장률 둔화 등 영향
"AI 수요 반등 기미 없어…실적 부정적"
[샌타클래라=AP/뉴시스] 사진은 지난해 5월 미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모습. 2024.02.15.
이에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의존도가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눈높이도 계속 낮아질 수 있다.
AI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컸지만 AI 서버를 제외하면 예상보다 AI 수익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AI발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3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한 달 만에 13조6606억원에서 13조5441억원으로 1165억원 내려 잡았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44조6950억원에서 37조9390억원으로 15% 낮췄다.
DB금융투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7조원에서 6조5000억원으로 조정했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당초 24조~25조원에서 23조원 대로 줄였다.
올 초만 해도 이들 기업은 올해 연간으로 역대급 실적이 기대됐지만 최근 기대감이 완연히 꺾이는 모양새다. 이는 한국 기업의 의존도가 큰 엔비디아 같은 미국 AI 기업들에 대한 실적 회의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이며, 삼성전자도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분기(5~7월) 매출 성장률이 둔화됐다. 3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200%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122%로 크게 낮아졌다.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6490억 달러로 줄었다. 하루 만에 시총이 2790억 달러 증발했다.
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에 대한 결함도 발생한 점도 AI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AI 서버를 제외한 AI 칩이 들어가는 제품군의 수요도 크게 줄 전망이다.
세계 최대 금융기업 JP모건은 경기 침체 우려 확산으로 PC와 스마트폰용 메모리 수요가 크게 줄 것으로 분석했다.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AI 시장에 대한 거품론에 경기 침체가 더해지면서 최근 1년 간 올랐던 메모리 D램 가격은 지난달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2.38%포인트 하락한 2.0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업체가 퀄컴 등 빅테크들과 계약할 때 반도체 공급가가 떨어진 것을 뜻하는데, 메모리 하락세가 이어지면 내년 실적 전망도 부정적일 수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4분기는 HBM 신제품으로 원가가 올라가는 구간"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당초 추정치보다 실적이 더 많이 내려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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