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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공장 빨래는 어떻게 주인 찾아갈까?"…비밀은 '이것'[르포]

등록 2024.09.18 0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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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도입

택배 물류부터 초콜릿 기계까지 다양해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으로 턴어라운드"

[양주=뉴시스]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에서 레일을 타고 이동하는 세탁물 모습. (사진=세탁특공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양주=뉴시스]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에서 레일을 타고 이동하는 세탁물 모습. (사진=세탁특공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양주=뉴시스]이승주 기자 =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가져다 썼어요. 택배사에서 물류 분류할 때 쓰는 기계나 이탈리아에서 초콜릿을 만들 때 쓰던 포장 기계 등을 세탁업에 적용시켰습니다." (예상욱 워시스왓 공동대표)

 거대한 세탁기만 여러 대 돌아가고 있을 줄 알았던 세탁 공장 스마트팩토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택배 물류회사에서 쓰이는 레일이었다.

지난 12일 경기 양주시에 위치한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에는 세탁업을 하는 공장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기계들이 2000여평 공장 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세탁특공대는 고객의 세탁물을 문 앞에서 수거하고 48시간 내 세탁 후 문 앞으로 배달해 주는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앱이다. 서울 금천구과 경기 양주시 두 군데에 위치한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에서는 하루 총 3만벌의 세탁물이 처리된다. 어떻게 그 많은 빨래들이 섞이지 않고 주인을 찾아갈 수 있을까.

예상욱 대표는 스마트팩토리의 '모듈형 공장'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모듈'은 쉽게 말해 세탁하는 모든 과정을 작은 단위로 쪼개놓은 것인데 이 모듈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른바 자동화 공정이다. 자사 직영 스마트팩토리는 입고부터 세탁, 출하에 이르는 전 공정 표준화 및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양주=뉴시스] 이승주 기자 = 지난 12일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 양주점에서 케어라벨 분류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 모습. heyjud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양주=뉴시스] 이승주 기자 = 지난 12일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 양주점에서 케어라벨 분류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 모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예 대표는 "기찻길을 생각하면 쉽다"며 "기찻길 중간에 많은 역들이 있는데, 그 역에 내릴 때마다 자동으로 기록(스캔)되기 때문에 옷을 잃어버리거나 섞일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옷들이 레일을 타고 이동하면서 세탁·드라이, 건조, 다림질, 포장 등 수많은 세탁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 전체가 '트래킹'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것을 가능토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입고된 세탁물에 고객 정보를 담은 태그를 붙이는 '소팅(Sorting)'이 필요하다. 인공지능(AI)은 이 태그를 인식해 99% 이상의 정확도로 세탁물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앞으로의 전 과정도 데이터로 남길 수 있다.

태그가 붙은 옷가지들은 레일을 타고 이동해 '얼룩제거 요청', '프리미엄' 등 같은 유형끼리 모였다. 세탁소 사장이 직접 옷감을 만져봐야 구분하는 것들을 단 몇 초 만에 AI가 판단해 분류한 것이다.

세탁을 마치고 레일을 타고 이동하는 옷들 중 셔츠는 마치 주유소에 있는 자동세차기처럼 생긴 터널(터널 피니셔)에 들어가 다려진 채로 나왔다. 마네킹에 입히자 뜨거운 스팀이 나오면서 주름을 펴주는 기계(멀티형 폼피니셔)를 거치는 바지들도 있었다.
[양주=뉴시스] 이승주 기자 = 지난 12일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 양주점에서 멀티형 폼피니셔가 작동하는 모습. heyjud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양주=뉴시스] 이승주 기자 = 지난 12일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 양주점에서 멀티형 폼피니셔가 작동하는 모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윽고 자동화 공정의 막바지에 다다른 옷들은 메탈프로게티(MPT)라는 세탁물 합포장 자동 분류 시스템을 거치게 된다. 이 기계는 이탈리아에서 초콜릿을 만드는 데 사용됐던 것으로 약 11억원 설비 비용이 투자됐다.

MPT는 옷의 태그를 찍어 고유의 번호를 가진 행거에 걸면 AI가 자동으로 분류해 한 고객의 세탁물을 모아 합포장하는 기계다. 옷을 여러 벌 세탁 맡기더라도 한 번에 포장된 상태로 배송받을 수 있다.

예 대표는 "엔지니어들이 같이 빨래를 해보다가 아이디어를 낸다"며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 세계에서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에게는 AI가 아니라 빨래가 깨끗하게 나오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존 아웃소싱 구조에서 지금의 스마트팩토리 체계를 구성하고 나서는 컴플레인이 6%에서 0.3%로 굉장히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양주=뉴시스] 이승주 기자 = 지난 12일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 양주점에서 메탈프로게티가 작동하는 모습. heyjud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양주=뉴시스] 이승주 기자 = 지난 12일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 양주점에서 메탈프로게티가 작동하는 모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세탁특공대는 지난해 말부터 3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으로 적자 기업에서 돌아섰다. 앞으로 자동화 설비를 확대하기 위해 양주에 제3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예 대표는 "유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류 보관 서비스나 세컨드핸드 비즈니스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현재 워셔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운영 중이다"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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