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좀비 영화 속 생명과학 빼먹기
사람들은 부두교 주술사가 약물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낸 것이 좀비라고 믿어. 하지만 실제로는 주술사가 독극물을 이용해 사람들을 잠시 죽은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속임수에 지나지 않아. 복어의 치명적인 독 성분 '테트로도톡신'으로 가사(假死) 상태에 빠지게 한 뒤 깨어난 사람에게 자이언트 두꺼비 침과 독말풀을 투여해 환각증상에 빠지게 한 거지."
책 '좀비 영화 속 생명과학 뺴먹기'는 좀비 영화에 숨어 있는 과학을 쏙쏙 뽑아내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떠먹여 준다. 비과학 영역인 좀비를 대상으로 과학적 요소를 찾아낸 게 모순되면서도 흥미롭다.
저자는 좀비 영화를 처음 대중화시킨 조지 로메로 감독의 1968년작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좀비의 기원과 테트로도톡신의 작용 원리를 설명하고 '과학 빼먹기'를 통해 독성 물질 보톡스의 활용까지 사고를 확장한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생명과학을 아빠와 딸의 대화 형식으로 풀어 쉽게 전달한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오리지널 좀비관, 2장 K-좀비관, 3장 별의별 좀비관이다. 각 장 마다 영화 5편씩을 묶었다.
1장은 ▲28일 후 ▲월드워 Z ▲레지던트 이블 등 서양의 전통적인 좀비 영화에서 분노, 면역, 바이러스, 유전자가위 등 최근 이슈가 된 생명과학 내용을 뽑아내 소개한다. 2장은 한국 영화로 구성됐다. ▲연가시 ▲킹덤을 통해 기생충에 의해 발생한 좀비를 살펴보고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전염병 확산과 예측 등 생물학적 이야기를 다룬다. 천만관객을 돌파한 ▲부산행에선 좀비 생물학 전반을 알아본다.
3장은 기상천외한 좀비 영화 ▲플래닛 바이러스 ▲셀 ▲웜 바디스 ▲카고 등을 통해 바이러스 기원과 활용, 전자파 유해성 논란과 우주방사선, 사랑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의 부작용, 근친도로 보는 개미 군집 생활 등을 사진과 그림으로 쉽게 풀어낸다.
저자 '루카'는 연세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과 연구소에서 동물생리학, 면역학, 우주중력생물학 등을 연구했다. 청소년들에게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소개하기 위해 블로그와 브런치 등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최근엔 강연 등을 하며 과학커뮤니케이터의 길을 걷고 있다. 저서로 'SF영화 속 우주과학 빼먹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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