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서 남북한 '노스 코리아' 호칭 두고 설전
한국 대표 '노스 코리아' 발언에 북 대표 거듭 이의 제기
한국 대표 북한의 과거 사우스 코리아 호칭 들어 반박
지난해까지 사용하던 DPRK, 사우스 코리아 호칭 역전
[서울=뉴시스]유엔 총회 제1위원회에서 연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러시아 무기 지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이 상대국 호칭을 두고 신경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 (출처=UNTV, VOA에서 재인용) 2024.11.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 6일(현지시각) 유엔 총회 제4위원회에서 북한의 호칭을 두고 남북한이 설전을 벌였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9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특별정치와 탈식민 문제를 다루는 제4위원회 회의에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한국에 주둔 중인 유엔군사령부가 ‘유엔’이라는 명칭을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정재혁 1등 서기관이 반박 발언을 하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정 서기관이 북한을 ‘DPRK’가 아닌 ‘노스 코리아(North Korea)’로 지칭하자 의장이 ‘포인트 오브 오더(point of order; 의사규칙 진행)’가 제기됐다며 발언을 중단시켰다. 의사규칙 진행에 문제 제기가 있을 때 의장은 발언을 중단시켜야 한다.
의장은 북한 김인철 참사관이 포인트 오브 오더를 요청했다면서 한국이 북한을 노스 코리아로 부른 점을 지적했다. 북한의 유엔 공식 명칭은 DPRK이며 한국은 ROK다.
이후 정 서기관이 발언을 계속하면서 다시 북한을 노스 코리아로 지칭했고 북한이 다시 포인트 오브 오더를 요청했다.
그러나 발언이 끝나는 시점이어서 의장이 발언을 중단시키지는 않았으나 대책 논의가 필요하다며 5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한국과 북한은 올해 유엔총회 회의에서 여러 번 설전을 벌였다. 그중 노스 코리아라는 호칭 때문에 설전을 벌인 것이 이 날로 4번째며 회의가 중단된 것은 처음이다.
5분 뒤 의장이 “각국이 예의를 지켜달라”는 말과 함께 회의를 재개했다.
이후 남북한은 유엔사와 관련 한차례 더 설전을 벌였으며 정 서기관이 노스 코리아 호칭과 관련해 한국의 입장을 밝혔다.
정 서기관은 최근까지 북한이 한국을 ‘사우스 코리아’ 혹은 SK로 부르고 사우스 코리아의 철자를 소문자로 표기한 사실을 지적했다.
정 서기관은 이어 “(북한이) 존중을 요구하고 있지만, 존중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한국을 ‘ROK’로 부르기 시작한 건 올해부터며 지난해 말부터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로 규정하고, 한반도 통일 노선을 포기한 뒤부터다.
그러나 김인철 북한 참사관은 ‘서기관’이던 지난해, 1위원회 회의와 정보위원회 회의, 2022년 1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을 ‘사우스 코리아’로 호칭했다.
반면 당시 한국은 북한을 DPRK로 호칭했었다.
앞서 지난달 30일 제네바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서도 설전이 있었다.
김일훈 제네바 주재 한국 대표부 참사관이 북한이 ‘노스 코리아’ 호칭을 문제 제기하자 북한이 이날 회의에서 한국을 ‘속국’, ‘군사 식민지’로 지칭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김 참사관은 “북한이 존중을 받으려면 유엔 헌장부터 지키라”며 북한이 쓰레기 풍선을 한국으로 날린 사실을 거론하며 “자칭 주권 국가라는 조직이 이런 비문명적이고 저급한 행위를 즐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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