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 잇게 살펴주세요"…사찰·성당 수험 기원 행렬[2025수능]
쌀쌀한 날씨에도 끊이지 않는 학부모 행렬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사흘 앞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한 수험생 학부모가 절을 올리고 있다. 2024.11.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조성하 이수정 기자 = "평안하고 행복한 삶 잇도록 살펴주세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진행 중인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는 자녀가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기를 염원하는 학부모들의소원 쪽지가 빼곡히 걸려있었다.
대웅전 앞에 마련된 '수능수험생 행복기원 희망 촛불 공양함'에는 100여개의 촛불이 놓였다. 목탁과 불경 소리가 자아내는 경건한 분위기에서 학부모 80여명은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고개를 숙이며 자녀의 성취를 빌었다.
비가 흩날리면서 체감 온도가 12도 안팎으로 떨어진 쌀쌀해진 날씨에도 조계사를 찾는 학부모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자녀가 이화외고에서 수능을 치고 있다는 김영은(47)씨는 "저도 일하는 엄마라 딸과 '각자 할 일 하자' 느낌으로 수험 기간을 보냈다. 수험생을 챙겨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도움이 될까' 싶어 특히 조심스러웠다. 딸과 스킨십이 적어서 오늘 안아주지도 못하고 멀리서 인사만 하고 보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딸이 정말 열심히 했다. 실수 없이 아는 것만이라도 다 맞췄으면 좋겠다"고 자녀가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기를 염원했다.
자녀가 잠신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는 학부모 권모(46)씨는 '자녀가 시험 치고 집에 들어오면 어떤 말을 해줄 것인지' 묻는 말에 "고맙다고 말하겠다"고 나지막이 읊조리며 눈물을 훔쳤다.
둘째 아들을 수능 시험장에 데려다주고 조계사를 찾았다는 박현선(40)씨 부부는 "잘 봤든 못 봤든 끝나고 집에 오면 수고했다고 말해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온 가족이 나서 수능 전까지 가능한 많은 절을 찾아 기도하고 있다는 김영희(48)씨는 "내가 울어버리면 아이가 긴장할까 봐 아이가 들어가고 뒤돌아 눈물을 닦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진행 중인 14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는 자녀가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기를 염원하는 학부모들의 소원 쪽지가 걸려있다. 2024.11.1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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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는 덩달아 긴장한 마음을 달래고 자녀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길 바라는 학부모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용산고 시험장에 자녀를 배웅하고 미사를 드리러 왔다는 윤명섭(48)씨 부부는 "아내 마음이 심란할 것 같아 같이 미사를 드리러 왔다"며 "아들이 시험을 잘 보든 못 보든, 본인이 마음에 드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미진(54)씨는 "자녀가 워낙 살가워 수능이 끝나면 같이 맛있는 걸 먹으러 가기로 했다"며 "마음을 달래려 이곳에 왔다. 떨리겠지만 '인생에 한 번이다' 생각하고 잘 보고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경연(74)씨는 "아기였던 손주가 어느새 커서 대학 시험을 보러 간다고 한다. 세월 흐르는 게 참 빠르다고 느낀다. 할머니가 해줄 건 많이 없지만 이렇게 기도해서 응원하고 있으니까 잘 보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오전 8시40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올해 수능에 원서를 낸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1만8082명 늘어난 52만2670명이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자들이 고득점 등 소원을 담아 초를 피우고 있다. 2024.11.1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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