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논란' 연세대 논술시험 효력 유지…法 "자율성 인정돼야"(종합)
연세대 측이 제기한 가처분 이의 항고 인용
논술시험 효력 제동걸었던 법원 판단 무력화
法 "시험 대처 미흡해도 자율성 인정돼야"
"사전 배부로 시험 공정성 중대 훼손은 아냐"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유출 논란 중심에 선 연세대학교가 제기한 항고가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논술시험의 효력을 정지했던 기존 법원 판단의 효력이 사라졌다. 사진은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 수시논술 차량통행 통제 관련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 2024.12.01. [email protected]
서울고법 민사25-1부(부장판사 이균용·정종관·이봉민)는 3일 연세대 측이 제기한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이의 항고를 인용했다. 이에 따라 1심 결정은 취소되고 논술 응시생 등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재판부는 "사립학교의 합격 및 불합격 판정 또는 입학자격, 선발방법 등은 해당 교육기관이 교육목적 달성을 위해 인격, 자질, 학력, 지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할 수 있는 재량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사건 논술시험 운영 및 감독 과정에서 미흡한 대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선발 과정에서 공정성을 중대하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라면 자율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논란이 있었던) 72고사장의 평균 점수, 외부로의 광범위한 유출에 관한 소명 부족 등을 고려할 때, 문제지 사전 배부 및 회수 등으로 논술시험의 공정성이 중대하게 훼손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72고사장에 배치된 수험생들이 일찍 배포된 문제지가 회수된 이후 자유롭게 전자기기를 사용하거나 화장실에 다녀올 수 있었던 상황은 인정된다"면서도 "수험생들이 실제로 다른 고사장 수험생이나 외부로 광범위하게 문제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피보전권리에 대한 고도의 소명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연세대 재시험 소송' 후원자 중 한 명인 정모씨가 지난달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4.11.04. [email protected]
연세대는 논란이 확산하자 문제지를 촬영해 온라인에 게시한 수험생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고, 시험에 공정성이 훼손된 행위가 있었는지 전반적으로 조사해달라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수험생 18명은 연세대의 2025학년도 연세대 자연계열 수시 논술시험 무효확인 소송과 수시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수험생과 학부모 등은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5일 서울서부지법은 논술시험에 따른 후속 절차 진행을 논술시험 재이행 청구 사건의 판결 선고 시까지 중지했다. 법원이 수험생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다만 '재시험 이행'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같은 날 연세대 측은 해당 가처분 결정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연세대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연세대는 항고심 판단을 한 번 더 받아보겠다며 항고했다.
연세대 측은 같은 달 27일 2차 시험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2차 시험 대상자는 유출 논란이 일었던 1차 시험 응시자 9666명으로 한정됐으며 날짜는 이달 8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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