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절 도입된 안심귀가스카우트…"수요 줄어" 서글픈 퇴장
은평구민 "서울시 예산 부족으로 운영 안 돼"
서울시 "수요 줄어 일부 자치구로 축소 운영"
[서울=뉴시스]도봉구 안심귀가스카우트 대원이 구민의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동행하고 있다. 2024.10.29. (사진=도봉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조모씨는 최근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민원에서 안심귀가스카우트 축소 소식에 항의했다.
조씨는 "귀가 시간이 늦어질 것 같아 귀가스카우트 서비스를 이용하려 하니 서울시 예산 부족으로 운영이 안 된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은평구 지역은 현재 재개발 지역도 많고 주택가 범죄 취약 지역도 많지만 CCTV 설치가 미흡해 범죄에 노출돼 있다"며 "일본도 사건 아시지요. 그 사건 이후 늦은 시간 귀가에는 어른인 저도 너무나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정말 시민 안전을 생각하신다면 신중한 검토 부탁드린다"며 "다시 한 번 은평구 재개발 및 주택 밀집 지역에 귀가스카우트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게 조치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여성가족실 양성평등담당관은 안심귀가스카우트 축소 방침을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시는 "2013년부터 시작된 서울시 안심귀가 지원 사업이 최근 비대면 선호 등 사회 인식 변화로 2019년 이후 매년 서비스 이용 건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서울시 안심이앱 서비스 및 휴대용 안심벨(헬프미) 지원 사업 등 시민의 안심 귀가를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안심귀가스카우트 사업은 기존 25개 전 자치구 운영에서 2025년부터는 공개 모집을 통해 일부 자치구로 축소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스마트보안등- 안심이 앱 연계 구성도.(사진=양천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따라 안심귀가스카우트는 점차 도태되는 정책이 될 전망이다.
고(故) 박원순 시장 재임 시기였던 2013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안심귀가스카우트는 늦은 시간 귀가하는 여성이나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집 앞까지 동행해 주는 사업이었다.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도착 30분 전에 120 다산콜센터로 전화하거나 안심이앱으로 안심귀가스카우트 서비스를 신청했다.
신청자는 동행해줄 스카우트 이름과 도착 예정 시간을 확인하고 원하는 장소에서 노란 근무 복장을 하고 있는 스카우트를 만나 신분증 확인 후 이용했다. 안심귀가스카우트 이용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익일 새벽 1시(월요일은 오후 12시)까지였다.
그간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에서 300~400여명이 안심귀가스카우트로 활동했다. 안심귀가스카우트 대원이 성범죄 현행범 검거를 돕는 일도 종종 있었다.
이처럼 서울시 치안의 한 축이었던 안심귀가스카우트가 안심이앱과 휴대용 안심벨 '헬프미' 등 첨단 기술에 밀려 점차 사라지게 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8월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직원이 서울시 안심벨 '헬프미'를 들고 있다. 2024.08.05. [email protected]
안심이앱 주요 기능은 CCTV 관제센터 자동 신고, 귀가 경로 모니터링, 보호자·CCTV 관제센터에 택시 승하차 정보 송신, 스마트보안등·CCTV·안심택배함·지구대 위치 확인 등이다.
휴대용 안심벨 헬프미는 한층 더 진화한 정책이다. 외출 중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헬프미에 있는 긴급 신고 단추를 누르면 기기에서 경고음(무음 설정 가능)이 나오고 자치구 CCTV 관제센터로 신고 내용이 접수된다.
헬프미 신고를 접수한 자치구 관제센터는 상황이 발생한 위치에 있는 CCTV를 통해 상황을 확인한다. 그러면 관제센터에 상주하고 있는 경찰이 현장 인근 순찰차에 출동을 요청한다.
또 헬프미 긴급 신고를 하면 미리 지정한 보호자 최대 5명에게 문자메시지로 본인 현재 위치와 구조 요청 내용이 발송된다.
헬프미 인기는 뜨겁다. 지난해 8월 1차 모집 당시 100분 만에 2만개 신청이 마감된 데 이어 11월 추가 접수에서도 개시 80분 만에 준비된 물량 2만개가 모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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