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하지만…저 빌려줄게요" 연 1억2000억원 버는 '이 남성' 화제
쇼지 모리모토(41)가 공원에서 의뢰인이 원하는 곳에 자리를 맡아 둔 모습. (출처=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가로 시간당 약 1만엔(약 9만2000원)을 버는 일본 남성이 연간 1억원이 넘는 수입을 거뒀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각) 미국 CNBC 방송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으로 알려진 쇼지 모리모토(41)가 독특한 대여 서비스로 2023년 한해 동안 8만 달러(약 1억16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모리모토는 2018년 직장에서 해고되면서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그는 직장 상사로부터 "회사에서 가치 있는 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들었다고.
이후 그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낯선 사람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리모토는 의뢰 내용에 따라 마라톤 결승선에서 주자를 기다리거나, 고객이 집안 청소를 하는 동안 화상통화 받기, 고객의 친구 대신 콘서트에 동행하는 등 그저 고객이 원하는 곳에 머무는 역할을 한다.
그는 "뜨거운 햇볕 아래 줄을 서거나 엄청 추운 날씨에 몇시간씩 서 있기도 하고 낯선 사람들만 있는 파티에 가기도 한다. 또 무대 위에 올라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도 있다"며 "어려운 상황도 있지만 이 직업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소중히 여긴다"고 말했다.
쇼지 모리모토. (출처=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장 긴 의뢰 내용은 이른 아침부터 마지막 열차가 올 때까지 같은 철도 노선에 앉아 17시간 동안 열차를 타는 일이었다. 그는 "야마노테 노선(도쿄의 한 철도노선)을 13바퀴 돌았다"고 했다.
그는 종종 자신의 고민을 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도 치료사 역할은 하지 않는다. 모리모토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의 깊게 듣지만, 최소한 가장 단순한 대답만 한다고 전했다.
1년간 그가 받은 이러한 요청들은 1000여 건 수준이다.
모리모토는 2~3시간 세션에 대해 1만엔(약 9만원)~3만엔(약 27만원)의 요금을 청구하는데, 지난해 말부터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요금을 지불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리모토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여 서비스 외에도 일본에는 여자친구, 남자친구, 가족 대행 등 다양한 대여 서비스가 있다.
이에 대해 노무라 연구소의 컨설턴트 사카타 아이는 "사랑이나 결혼을 추구하지 않고 관계에 따른 번거로움도 원하지 않지만, 부담 없이 데이트를 하거나 저녁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최근 일본 사람들의 요구와 잘 맞는다"고 짚었다.
히로시 오노 히토츠바시 대학 교수는 "사회적으로 어색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고 많은 일본인이 대체로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잘 처리하지 못한다"며 "인간관계의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기꺼이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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