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 김범수 구속한 장대규 부장검사 사의…검찰 간부 줄퇴사
검찰 중간간부 잇따라 사직 의사
"정치권 압박 심해진 영향 있을 것"
[서울=뉴시스]박선정 하종민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을 구속기소 한 남부지검의 장대규(45·사법연수원 37기) 부장검사가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권한대행 체제가 운영되며 검찰 인사가 기약없이 밀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검찰 간부들의 사직이 잇따르고 있다.
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를 이끌고 있는 장 부장검사가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장 부장검사는 금융 사건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내 금융수사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증권·금융 분야에서 대검찰청 공인전문검사 2급 블루벨트 인증을 받았다.
경북대 법대를 졸업하고 2005년 제47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장 부장검사는 사법연수원을 37기로 수료하고 2008년 남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원전비리수사단, 롯데그룹비리 수사단 파견,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수사팀, 이스타항공 사건 수사팀 등 굵직한 기업 사건에 주로 투입됐다. 2016년에는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에 파견돼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2022년 7월부터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에서 부부장 검사로 일했고, 금융위원회의 법률자문관 파견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 6월 남부지검 금조2부장에 보임됐다. 범죄수익환수 전담팀장도 함께 맡고 있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남부지검에서 장 부장검사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사건을 수사하며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구속해 기소하는 성과도 냈다.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에 파견 중인 조주연(53·33기)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검찰을 떠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장, 대검 국제협력담당관 등을 지낸 조 부부장검사도 특수수사 역량을 인정받아 사법연수원 33기 중 에이스로 꼽히던 검사다.
한편, 검사장급인 구상엽(51·30기) 법무부 법무실장도 사직 의사를 표했다. 과외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을 구속기소했던 송영인(47·35기)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장검사도 최근 사표를 제출했으며, 손정현(48·34기) 수원지검 형사1부장, 김정진(53·32기) 청주지검 형사1부장검사도 사직했다.
검찰 간부들의 줄사표 배경에는 최근들어 연이은 검사 탄핵, 예산안 전액 삭감 등 정치권의 검찰 압박이 거세진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후임들을 가르쳐야 할 역량있는 검사들이 일찍 검찰을 떠나는 건 안타까운 손실"이라며 "검찰 안팎이 어지러우니 사직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시국이 어수선하고 검찰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정된 인사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면서 내부 구성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