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동물원 '허가제'…야생 환경 못 만들어주면 퇴출
동물원수족관법·야생생물법 등 개정안 시행
등록제서 허가제로…야생동물 환경 조성해야
기존 동물원, 2028년 12월13일까지 유예기간
만지기, 올라타기 등 스트레스 유발 행위 금지
"사안 따라 해석…말 같은 경우 승마는 가능"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마른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 늙은 숫사자가 지난 7월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주동물원에 도착해 관계자들에 의해 야생동물보호 시설로 옮겨지고 있는 모습. 2023.07.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오는 14일부터 동물원은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뀐다. 동물원은 야생동물 서식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불필요하게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도 금지된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개정안 및 하위법령 개정안이 오는 14일부터 시행된다.
현재 동물원은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114개 동물원에서 4만8911개체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 동물원은 최소한의 전시 및 사육 시설만 갖추면 쉽게 등록할 수 있어 서식 환경 등 동물 보호 및 복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14일부터는 모든 동물원을 대상으로 허가제가 실시된다. 동물원을 운영하기 위해는 휴식처나 바닥재 등 야생동물 특성에 맞게 서식 환경을 조성하는 등 강화된 요건을 갖추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동물원으로 등록해 운영 중인 동물원은 오는 2028년 12월13일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14일부터 유예기간까지 허가 신청을 받는다.
또 허가 취소 및 영업 정지 관련 규정을 신설해 동물 보호 및 복지 환경 제공의 실효성을 높였다. 영업 정지로 보유 동물의 관리에 현저한 지장이 발생한다고 인정될 경우엔 영업 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5년마다 시설 운영 현황과 동물 복지 등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동물원에서 보유한 동물을 다른 장소로 이동해 전시를 하거나 공중의 오락을 목적으로 만지기, 올라타기 등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1차 150만원, 2차 200만원, 3차 300만원, 4차 이상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 함께 동물원 또는 수족관으로 등록하지 않은 시설에서 야생동물의 전시도 금지된다. 기존 전시 관련 영업자를 고려해 2027년 12월13일까지 4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했다. 유예 기간이 적용되더라도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또 동물원 등 전시 시설로 야생동물을 운송할 때 적합한 먹이와 물을 공급해야 하는 등 운송자가 준수해야 할 의무가 신설됐고, 이를 위반하면 1회 20만원, 2회 40만원, 3회 이상 60만원 등 과태료가 부여된다.
앵무목, 꿩과, 거묵목, 독이 없는 뱀 등 일부 종은 공익 기관에서 전시가 가능하다. 또 강아지와 고양이 등 야생동물이 아닌 동물의 전시도 기존과 같이 할 수 있다.
환경부는 14일 이후 불법 사안에 대한 신고 접수 및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위반 사항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단 모든 만지기, 올라타기 행위가 불법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승마 같은 경우엔 말이 올라타는 동물이라 가능하다"며 "불필요한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 유발을 하는 행위를 막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단순히 올라타기, 만지기, 먹이주기가 다 금지된다는 건 아니고 실제로 구체적인 사안이 생기면 해석을 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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