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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학생도 교사도 '낯선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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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3-31 21:41:09  |  수정 2020-03-31 21:56:41
교육계 "불가피한 결정" 존중하면서도 걱정↑
"교육부, 학교·교사에게 책임 떠넘겨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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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영풍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원격교육 수업을 하고 있다. 2020.03.3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교육부가 4월9일 중·고등학교 3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개학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학교현장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원격수업을 시행할 준비가 충분치 않은데 일주일 만에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한다는 '미션'(mission)을 받은 교사들은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고민이 많다는 반응을 내놨다.

서울 강동구의 한 일반고등학교 교사는 31일 "교사들부터 원격수업을 위한 장비 준비가 덜 돼 자비로 노트북이나 마이크, 웹캠 등을 구비할 정도"라며 "얼마 전부터 '긴급'이라는 글자가 붙은 교육부 공문을 볼 때마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주부터 일선 시도 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에 학생별 원격수업 기기 보유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학교별 기자재와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e학습터와 EBS온라인 클래스 등 학습관리시스템(LMS)이나 ZOOM 같은 실시간 쌍방향 플랫폼을 활용한 시범수업에 들어갔다.

이날 온라인 개학과 관련한 교육부 발표에 교사들 분위기는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뉘는 것으로 파악됐다. 걱정스럽거나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원격교육이 익숙하지 않은 교사, 특히 고령의 교사는 부담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나 자체 제작 동영상 수업을 실시할 경우 화면 속 얼굴이나 강의 내용이 모두 온라인 강의 콘텐츠로 남는데, 낯선 교육 방식 때문에 질이 떨어지는 수업을 하게 될까봐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현욱 정책본부장은 "원격교육 준비가 잘 된 교사들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기계나 온라인에 약한 분들이 있어서 부담을 개인들이 지고 있다"며 "온라인 교육이 자칫 부실하게 이뤄져 학부모의 불안이 교육당국이 아닌 교사나 학교로 향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온라인 수업이 부실하다는 인식이 커지면 가정형편이 나은 학생들은 사교육으로 빠져 계층간 교육 격차를 넓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과의 신뢰·친밀감 조성이 필수적인 초등학교 교사들의 고민도 있다.

경기도 안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여러 과목을 가르치며 학생들의 태도와 기본생활습관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한데 온라인 수업은 이 기능을 해낼 수 없다"면서 "교실 안에서도 20~30분이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학생들을 집중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관련 걱정도 있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저소득층 학생, 특수교육을 받을 장애학생에 대한 밀착교육을 위한 가정방문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교사들이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서 학생들에게 신경을 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교사들이 다수 참여하는 단체채팅방만 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만큼 교사들이 감염병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 준비에 착수했다. 교원단체들도 31일 교육부의 '순차적 온라인개학' 발표에 "학생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학습공백과 학사일정 차질, 입시혼란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교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단체는 공통적으로 함께 어려움을 타개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도 온라인 개학에 대해 정부와 교육당국의 보완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온라인 수업 환경을 신속히 조성하고 학생·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날 좋은교사운동은 성명을 통해 ▲학교 내 무선인터넷 설치 ▲원격수업을 위한 학교 내 사이트 접속 제한 조치 해지 ▲저작권 분쟁 선제적 해결 ▲교사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예방책 마련 ▲온라인 활용을 위한 학생·학부모 미디어 윤리 교육 등 선행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교마다 원격수업을 위한 준비도, 교사 간 수업 역량 편차가 크다"면서 "원격수업 시범학교의 운영 사례를 신속하고 충분하게 공유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총은 논평을 내고 "온라인 수업이 수업일수·시수로 인정되려면 학교급별·학년별·교과별로 풍부한 수업콘텐츠를 제공하고, 교사와 학생이 쉽게 접근·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 혼란·부담이 크고, 여러 한계와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학교와 교원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정부와 교육당국이 분명하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제시하고, 이행을 위한 지원행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학교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며 "교사들이 새로운 온라인 수업 환경에 적응하고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보완을 촉구했다.

전교조는 나아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도 "수동적 학습자가 아닌 능동적 학습자로서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자는 부탁의 말씀을 전한다"며 "교사와 학교에 대한 믿음, 가정의 조력, 교육당국의 지원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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