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로랜드 고릴라 '고리나' 공개맞선 보던 날 무슨 일이…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야동보는 고릴라로 유명세를 떨치던 남편 '고리롱'이 세상을 하직한 이래 국내 유일의 로랜드 고릴라로 남아 있던 '고리나'가 2년 만에 새신랑을 맞았다. 서울대공원은 고리나의 짝으로 점찍고 지난해 말 영국 포트림동물원으로부터 들여온 수컷 고릴라 우지지를 25일 시민들에 첫 공개했다. 고리나(아래쪽)와 우지지가 서로 뛰어놀며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나이가 15살 정도가 많은데다 병약해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남편은 낭군님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동네북'이었다. 당연히 후손이 있을 턱이 없다.
지난 2011년 봄 남편 '고리롱'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후 우리나라 최후의 로랜드 고릴라로 남아있던 '고리나'는 25일 오전 따뜻한 봄햇살 아래서 새짝과 공개맞선을 봤다.
상대는 영국 포트림동물원에서 지난해 말 건너온 '우지지'. 몸무게만 180kg이 넘는 우지지는 온몸이 회색빛 털로 뒤덮였다. 검정색 털로 뒤덮힌 고리나에 비해서는 덩치가 2배 쯤은 커 보였다
우지지는 1994년 생으로 올해 19살의 한창때. 40살로 추정되는 고리나가 야생에서라면 감히 넘볼 수 없는 젊은 총각이다.
먼저 우리밖으로 나온 고리나는 낯선 젊은 수컷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 불안한 듯 처음에는 방사장 곳곳을 서성거렸다.
우지지는 그런 연상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사육사들이 던져준 배추잎을 묵묵히 씹어먹었다. 우지지가 움직일 때마다 식빵 모양의 복근이 실룩였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야동보는 고릴라로 유명세를 떨치던 남편 '고리통'이 세상을 하직한 이래 국내 유일의 로랜드 고릴라로 남아 있던 '고리나'가 2년 만에 새신랑을 맞았다. 서울대공원은 고리나의 짝으로 점찍고 지난해 말 영국 포트림동물원으로부터 들여온 수컷 고릴라 우지지를 25일 시민들에 첫 공개했다. 신부 고리나가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수십 명의 인파와 취재진이 관심의 눈초리로 관찰하고 있는 가운데 우지지는 자신의 우측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고리나의 오른 어깨를 후려쳤다
강형욱 서울대공원 홍보팀장은 "호감의 표현"이라고 말했지만 호감의 파괴력은 1t이 넘을 것 같았다.
한 방 맞고 꽁무니를 뺀 고리나는 제 분을 못이긴 듯 애꿎은 '드러밍(고릴라가 손으로 가슴을 치는 행동으로, 위협의 뜻을 나타낸다)'만 해댔다.
강 팀장은 지난 14일 합사를 시도했다가 고리나가 한방에 나가 떨어져나가는 장면을 CCTV로 지켜본 뒤 서열관계가 어느 정도 정립됐다고 전했다. 이날의 한방으로 다시 한 번 서열관계가 뚜렷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공원측의 당장의 관심사는 과연 두 마리가 나이차를 극복하고 무사히 합사를 치러 2세를 생산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야동보는 고릴라로 유명세를 떨치던 남편 '고리롱'이 세상을 하직한 이래 국내 유일의 로랜드 고릴라로 남아 있던 '고리나'가 2년 만에 새신랑을 맞았다. 서울대공원은 고리나의 짝으로 점찍고 지난해 말 영국 포트림동물원으로부터 들여온 수컷 고릴라 우지지를 25일 시민들에 첫 공개했다. 신랑 우지지가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매 맞는 남편'을 떠나보낸 지 2년 만에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난 고리나는 과연 두 동물원측의 소망대로 무사히 2세 출산을 할 수 있을까.
성인 고릴라 한 마리의 완력은 인간 남성 8명의 힘과 맞먹는다. 섣불리 붙여놓았다가는 서로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는 터라 늘 사육사들은 노심초사한다고 한다.
서울대공원측은 다음달 중으로 신방을 차려 로랜드 고릴라 2세 만들기 작전에 돌입한다. 합계 280kg의 사랑이 만들어낼 결실물에 세간의 눈길이 쏠린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