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 채권 거래 금지 행정명령 서명
"중국-러시아와도 추가 경제 제재 논의"
베네수엘라 원유거래 금지 카드는 꺼내지 않아
【카라카스(베네수엘라)=AP/뉴시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선거위원회가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에서 마두로가 재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뒤 베네수엘라 헌법이 담긴 소책자를 손에 들고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18.5.21
파이낸셜타임스(FT)의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인들에게 베네수엘라 정부 및 국영기업 페데베사(PDVSA)가 발행한 모든 채권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 발행한 채권이나 매출채권, 담보부 채권, 지분권의 거래 및 구매를 해서는 안 된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제재 조치는 지난 20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이 6년 임기의 재선에 성공한 직후 이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베네수엘라의 대선이 광범위한 부정 속에 치러지는 것이라면서 이를 연기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를 취할 것임을 경고했었다.
트럼프 행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그 나라의 미래를 저당 잡히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정부 관리들이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등과도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마두로 정권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남미지역 국가들의 선거 연기 압박을 무시한 채 선거를 강행했다. 캐나다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미주 14개국으로 구성된 외교모임인 리마그룹마저 지난 14일 베네수엘라 조기 대선 취소를 촉구했었다. 리마그룹 소속 외교부 장관들은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회동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대선을 취소하도록 마지막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일각에서 제기됐던 베네수엘라 원유 거래 금지 조처는 취해지지 않았다. 미국은 베네수엘라로부터 하루 5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 만일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생명줄인 원유 수출을 제한하게 되면 마두로 정권은 그야말로 치명상을 입게 된다.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차단될 경우 국제원유 시장도 큰 홍역을 감수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추가 제재 조처에 베네수엘라산 원유 거래를 금하지 않은 것은 국제원유 시장의 혼란을 우려한 조처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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