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들 말 통할까…김정은 영어 실력· 통역 관심
해외 유학파 김정은 영어 실력 놓고 추측 무성
"김정은 뛰어난 영어하면 트럼프 깜짝 놀랄 것"
"인사는 영어로 하고 회의는 통역 쓸듯"
트럼프 직설 발언 어떻게 김정은에 통역할지도 관건
【싱가포르=뉴시스】조성봉 기자 = 북미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9일 오후 싱가포르의 한 쇼핑센터 앞에서 가짜 트럼프(데니스 앨런)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하워드 X)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시민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미국 온라인매체 버슬(Bustle)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많은 의문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가장 단순하면서도 난처한 문제는 바로 이들이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라고 보도했다.
일부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어린 시절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은 만큼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것이며, 북미 정상회담 역시 영어로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북한대학원대학교의 양무진 교수는 "만약 김정은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뛰어난 영어 실력을 보여주면 트럼프가 깜짝 놀랄 것"이라며 "상대방 언어로 대화를 나눈다면 협상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그가 스위스에서 유학한 것은 맞지만 그의 영어 실력이 어떤 지를 놓고는 그동안 온갖 추측이 무성했다.
스위스 매체 레브도는 김 위원장이 유학 시절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까지 공부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는 김 위원장의 성적이 대체적으로 형편없었고 영어 과목은 최소점수로 간신히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버슬은 많은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고등학교에서 언어 수업을 들었다고 해서 어른이 돼서도 반드시 그 언어를 잘하는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의외로 영어에 능통할 것이란 추정도 계속 나오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2013년 전직 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방북했을 때 두 사람이 농구 경기를 관람하며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영국 스카이뉴스는 정반대 보도를 했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과 로드먼 모두 상대방 언어를 할 줄 몰라서 통역사를 통해 대화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일상적인 영어 회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외교 문제에 관한 복잡한 고위급 회동을 영어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탈북인 출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 소장은 "김정은이 유학 시절 영어를 배웠더라도 완벽하게 유창하진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인사는 영어로 하고 회의는 통역사를 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통역은 김주성 북한 외무성 통역요원이 담당한다. 김주성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방미 때도 통역을 맡았다.
트럼프와 김 위원장은 12일 단독 회담으로 정상회담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북한 통역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이고 격식 없는 영어 발언을 김 위원장에게 적절히 전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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