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품격있는 정치인'…아버지 부시 타계에 애도 물결
【워싱턴=AP/뉴시스】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08년 5월11일 촬영한 사진으로 부시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도착한 모습. 2018.12.01
【휴스턴=AP/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동서 냉전을 종식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타계 소식에 각국에서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1989년 12월 부시 전 대통령과 몰타회담에서 냉전 종식을 선언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 때는 모두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커다란 변화의 시기였다"며 "결과는 냉전과 핵 군비 경쟁의 끝이었다"고 회고했다.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부시 부부와 그 친절한 가족의 배려심, 친절함, 소박함에 깊은 고마움을 표시한다"고 덧붙였다.
하이코 마스 전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위대한 정치가이자 독일의 친구를 애도한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독일 통일을 지지했다. 마스 전 장관은 "그는 용감하게 냉전 종식을 위한 기회를 잡았다"며 "그는 독일 통합의 건축가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부터 망설임 없이 그것을 지지했다. 우리는 결코 그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티베트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그는 내가 만날 수 있었던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었다. 나는 그가 티벳 사람들과 티벳의 상황을 우려하던 것에 감동을 받았다. 어떤 것도 그의 부재를 대신할 수 없지만, 그는 의미 있는 삶을 살았고, 공공 서비스에 헌신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는 "그는 세계에 대한 미국의 의무를 알고 있었고, 그것을 명예로 여겼다. 그와 평생의 친구가 됐다는 것은 큰 특권이었다. 그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내면적으로 품위 있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쿠웨이트도 부시 전 대통령에게 애도를 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91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다국적군을 구성, 걸프전을 이끌었다.
쿠웨이트 국영 언론사 KUNA에 따르면 이날 쿠웨이트 군주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가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의를 표하면서 "국가들 간의 정의와 평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제 질서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부시 전 대통령은 쿠웨이트인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기억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도 부시 전 대통령의 타계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애도 성명에서 "멜라니아와 나는 부시 전 대통령을 잃고 슬픔에 빠진 나라와 함께 한다"면서 "그의 본질적인 진정성과 상대를 누그러뜨리는 위트, 그리고 믿음과 가족, 국가에 대한 흔들림 없는 공헌은 미국인들에게 공공을 위해 봉사하도록 북돋아 주었다"고 추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미국의 위대함과 희망, 기회를 전세계로 비추어준 1000개의 불빛 같았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조지 H.W. 부시라는 애국적이고 겸손한 '종복(servant)'을 잃었다. 오늘 우리의 마음은 무겁지만 한편으로는 감사로 가득 차 있다. 오늘밤 부시 가족 전체와 함께 마음을 나눌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부시의 삶은 공공에 봉사함이 고귀하면서도 즐거움을 부르는 일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은 봉사와 사랑, 우정의 위대한 삶을 살았다"며 "그와 맺었던 우정에 대해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2년 대선에서 부시 전 대통령에게 승리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의 진정한 품격과 바버라 부시 여사와 그의 가족의 헌신에 항상 감명받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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