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진 '우주용 VR 구글어스' 개발
연구진, 우주 가상 체험 3D 지도 개발
베타 버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출시
태양계·은하계 너머 우주까지 가상 체험
"더 큰 데이터셋 처리를 위한 첫 발걸음"
[로잔(스위스)=AP/뉴시스] 스위스 로잔연방기술 연구소 연구진이 우주의 3D 지도를 보고 있다. 연구진은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VIRUP을 개발했고, 베타 버전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2021.10.12. *재판매 및 DB 금지
AP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연구진은 은하계 너머 우주까지 가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오픈소스 베타 소프트웨어를 12일(현지 시간) 출시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는 국제우주정거장, 달, 토성, 외행성, 은하계 뿐만 아니라 그 너머 우주까지 가상현실(VR)로 직접 방문해 느껴볼 수 있다.
'VIRUP(가상현실 우주 프로젝트, Virtual Reality Universe Project)'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연구진이 가장 큰 데이터 셋으로 불리는 자료들을 종합해 3차원의 파노라마 우주를 시각화해낸다.
스위스 로잔연방기술연구소(EPFL)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천체물리학자, 실험 미술관학 전문가들이 우주의 가상 지도를 만들내기 위해 뭉쳤다. 가상 지도는 개별 VR 기어를 통해 볼 수 있고, 몰입 시스템은 3D 안경을 사용해 파노라마 영화처럼 체험 가능하다. 플라네타리움(반구형 스크린의 천체 투영관) 같은 돔 스크린이나 2차원의 일반 PC에서도 체험이 가능하다.
스위스 로잔연방기술연구소 천체물리학 연구실의 책임자 장 폴 크니브는 "이 프로젝트의 새로운 점은 각각 다른 스케일에서 우주를 볼 때 가능한 모든 데이터셋을 하나의 틀에 넣는 것이었다"며 "이를 통해 우리 주변과 지구·태양계 주변, 은하계 수준의 우주를 볼 수 있다. 우리가 빅뱅이라고 부르는 시간과 그 우주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용 구글어스를 떠올리면 쉽게 연상이 가능하다. 컴퓨터 알고리즘이 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까운 1m부터 무한한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앉아서 직접 우주 전체를 보는 격이다.
VIRUP은 컴퓨터가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VR 장비나 3D 기능을 활용하면 더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우주가상 탐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연구은 계속 진행 중이며 아직 맥 컴퓨터에서 베타 버전을 실행할 수는 없다. 더 보편적인 대중용 버전은 용량을 줄여 기가바이트 단위로 나온다. 더 많은 메모리를 가진 컴퓨터를 이용하면 더 많은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알려진 외행성 4500개, 수천만 개의 은하계, 수억 개의 우주 물체, 그리고 은하수에서만 15억 개의 광원을 모으는 데이터베이스 8곳에서 정보를 취합한다. 미래에는 태양계의 소행성이나 은하계 더 먼 곳에 있는 성운이나 펄서(눈에 보이지 않지만 빠른 전파를 방출하는 천체)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우주에 대한 가상현실 게임과 표현은 이미 존재한다. 태블릿의 '코스모스 게이징' 앱은 천체를 확대시켜 밤하늘을 지도화할 수 있고, 러시아의 '스페이스엔진' 같은 소프트웨어는 우주를 시각화해 제공하고 있다. 나사는 작은 단위의 가상현실의 범위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VIRUP이 훨씬 더 멀리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슬로안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loan Digital Sky Survey)'와 같은 소스에서 추출한 데이터와 유럽 우주국의 은하수를 지도화하려는 '가이아 미션', 그리고 우주의 첫 빛을 관측하려는 '플랑크 임무' 등 이 모든 것들을 한번에 충족시키는 가장 집약적인 데이터셋은 아직이다.
천체물리학자 이브 레바즈는 "이번 프로젝트는 앞으로 다가올 더 큰 데이터셋을 처리하기 위한 첫 단계다"고 밝혔다. 14개국의 망원경 프로젝트로 알려진 '스퀘어 킬로미터 어레이'가 정보를 모으기 시작하면 이는 페타바이트로 측정하게 된다. 즉 천 테라바이트 혹은 100만 기가바이트 정도다. VR 고글을 쓰고 빠르게 태양계 너머까지 가 토성 옆을 지나 은하수 위로 직접 올라가는 경험이 인간 앞에 가까이 온 셈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보면 은하계 전체가 마치 빛의 가닥으로 된 신경처럼 묶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사진 중 하나는 우주 극초단파 배경의 컬러풀한 시각화인데, 이는 빅뱅이 남긴 방사선이다.
연구 책임자 크니브는 "우주의 3차원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이와 대조되는 2D 화면 시각화에 늘 약간의 좌절감을 느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를 3D로 보여주고, 이런 필라멘트들과 은하단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말로 우주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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