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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아르세 대통령 경력, 경제적 붐에서 파탄까지 반영" -AP

등록 2024.06.27 09:02:05수정 2024.06.27 09: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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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불발 쿠데타 이후 아르세대통령과 경제 침체 관련 분석

런던 유학파 중앙은행장, 경제장관 거친 사회주의 정권 핵심

모랄레스 대통령 퇴임후 코로나 여파 ·경제난 등 난제 떠안아

[라파스=AP/뉴시스]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 2024.06.27.

[라파스=AP/뉴시스]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 2024.06.27.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26일(현지시각) 볼리비아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몇 시간 만에 실패했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쿠데타 반대 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쿠데타를 시도한 군부를 비난했다.

쿠데타 군 장갑차들이 볼리비아 대통령궁(정부청사) 문을 들이받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철수했다.

볼리비아 최대 노동조합 지도부는 정부를 방어하기 위해 라파스의 사회단체와 노동단체에 대해 무기한 파업을 선언, 국민적 저항을 예고했다.

AP통신은 26일 군사쿠데타가 불발로 끝난 직후  쿠데타군의 공격 목표였던 아르세 대통령에 대해 "아르세의 경력이 인구 1200만명의 볼리비아가 20년 전 남미 대륙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뒤 가장 경제적 위기 국가로 몰락한 과정을 거울 처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냈다.
 
60세의 아르세 대통령은 좌파 정치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미국 정부가 후원하는 자유시장주의와 신 자유주의 정책의 반대자로 인식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아르세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정부에서 경제부장관을 지냈다.  모랄레스는 2006년부터 2019년까지 대통령직을 맡으면서 중남미 좌파 정권의 상징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모랄레스의 퇴임 후 자니네 아녜스 임시대통령의 짧은 재임기간을 거쳐서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2020년 11월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AP통신은 아르세의 경력이 볼리비아의 경제적 붐에서 파탄까지의 과정을 거울 처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볼리비아 중앙은행에서 일했고 모랄레스 정부에서 각종 금속과 탄화수소 가격이 급등해 대박을 터뜨린 "볼리비아의 기적"의 황금기에 함께 일했다.

하지만 아르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볼리비아는 코로나19의 장기적 피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갈등 속에 빠져 있었고 2019년 모랄레스 퇴임후에는 경제난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와 군부의 심한 압박으로 정치적 불안과 소요가 이어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90년대 볼리비아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은 이 나라를 에너지 생산국으로 만들었고 저소득 국가에서 중위소득국가로 격상시켰다.

국민 가운데 극빈층의 비율도 15%로 줄어들었고 국가가 건립한 여러 곳의 고속도로와 케이블 카로 여러 곳의 도시들도 성장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국가 수입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에 취임할 때 아르세 대통령은 볼리비아의 경기침체가 40년만에 최악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가솔린과 디젤유의 신규 탐사와 생산부족으로 생산량이 국내 수요에 못미쳐서 디젤유의 86%, 가솔린의 56%를 수입해서 써야했다.

일반 국민들도 식품 가격의 급등으로 빈곤과 싸우는 처지가 되었다.

볼리비아는 또한 집권당의 최고위층에서 내부 균열을 노출했다. 아르세 대통령과 한때 그의 파트너이자 좌파의 아이콘이었던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25년 대선을 앞두고 볼리비아의 사회주의 운동의 미래를 위한 전선에서 분열상을 보였다.

지난 11월 아르세대통령은 정적들을 향해서 " 그들이 새로운 쿠데타를 꿈꾸고 있다"고 이미 비난했다.

하지만 볼리비아TV가 방영한 쿠데타 보도에서 아르세 대통령은 26일 밤 대통령궁 입구에서 쿠데타군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군 합참사령관을 질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르세 대통령은 "내가 당신의 지휘관이다.  지금 당장 귀관의 부대를 이끌고 철수할 것을 명령한다.  거기에 대한 명령불복종은 용서하지 않겠다"라고 외쳤다. 이후 몇시간 만에 부대장 등 해당 부대들의 군고위급 지휘관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군사 쿠데타에 대한 그의 결연한 대처로 볼리비아에 민생 폭동에 가까운 시위사태가 진정되고 항구적 평화가 찾아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쿠데타를 비난하고 아르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실패한 쿠데타 이후 아르세의 볼리비아 정부가 어떻게 이를 수습할지는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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