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 30년물 국채 이율 첫 역전…"캐리트레이드, 엔→위안 교체될 수도"
11월 말 기준 30년만기 국채 수익률 中 2.203%, 日 2.280%
日銀 추가 금리 인상 관측, 中 경제 성장 속도 둔화 등 반영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일본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중국의 30년물 국채 이율은 2.203%로 일본의 30년물 국채 이율(2.280%)을 0.077% 포인트 밑돌았다.
이 같은 일·중 양국 간 국채 수익률 역전은 LSEG가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기 시작한 200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관측 등의 금융 정책의 방향성 차이, 중국 경제의 둔화 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틀 후인 지난 2일에는 중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2.16%대까지 떨어진 반면, 일본은 2.29%로 마감됐다. 일본은 추가 금리 인상 관측이 높아지면서 이율차가 더욱 벌어졌다. 장기 금리의 지표가 되는 중국의 10년물 국채 이율은 2일 기준으로 1.979%로 사상 최저를 경신했다.
중국의 30년물 국채 이율은 고도 성장에 따른 자금 수급의 압박으로 2014년 1월에는 사상 최고인 5.25%에 달했지만 약 10년 만에 수익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중국에서는 2021년 8월에 정점을 찍은 주택 가격이 정부의 부동산 거품 억제 정책을 계기로 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섰고,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가격 하락으로 역자산 효과가 강해지고 있다. 침체된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의 전기자동차 업체들은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영향 등으로 중국의 10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지만, 2022년 4월부터 거의 1%를 밑도는 낮은 수준이 계속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재고 주택의 매입이나 10조위안 규모의 지방 채무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어서, 중국의 한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는 "(상환 기간이 10년 이상인) 초장기국채의 이율은 다시 사상 최저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에 말했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연내에 상업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는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인 지준율을 낮추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금융완화 국면은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라고 닛케이가 전했다.
초장기 성장률 전망도 하향 조정이 잇따른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2023년 12월 중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2029년에 3%, 2035년에 2%를 밑돌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했다. 일본은 2029년에 0.5%, 2035년에 0%로 예측되지만, 중국의 고도 성장이 끝나면서 그 차이는 줄어들고 있다.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의 디플레이션 국면에 빠진 중국과 대조적으로 일본은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10월까지 2년7개월 연속 2%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약 32년 만의 연속 기록이다.
수익률곡선(일드커브)으로 보면, 중국은 30년 만기 국채의 이율이 2020년, 2015년보다 낮은 '역이율'이 진행되고, 만기까지의 기간이 긴 국채가 매입되고 있어 일본과 중국의 20년 만기 국채의 이율 격차는 축소가 진행된다.
일본 엔화와 위안화는 캐리 트레이드로 사용되기 쉬운 저금리 통화가 되고 있다. 금리 역전이 다른 만기 채권으로 폭넓게 확산되면, 자본 규제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저금리 통화를 조달해 고금리 통화로 운용하는 캐리 트레이드의 주역이 엔화에서 위안화로 교체돼 환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가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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