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한잔두잔…'콩닥콩닥 쿵쾅쿵쾅' 심방세동 위험↑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 있으면 발병률↑
추운날 음주 평소보다 심방세동 위험 증가
심방세동환자 중 대부분 고혈압·당뇨 있어
[서울=뉴시스]이대인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심방세동 환자 진료를 보고 있다. (사진=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2024.12.17. [email protected].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은 심방(피가 모이는 방)이 빠르게 부르르 떨리는 질환이다. 기온이 10도 떨어질 때마다 심방세동 발병률이 20% 증가한다. 낮은 온도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혈압을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키며 심장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음주는 심방세동의 위험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다. 하루 한 잔의 음주만으로도 심방세동 위험이 16% 증가한다. 만성적인 음주는 심장의 구조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음주는 수면의 질을 저하시켜 심방세동의 발생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송년회 등으로 음주 기회가 많아지는 데다 찬 기운에 노출되기 때문에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크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인구 고령화에 따라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은 2013년 1.1%에서 2022년 2.2%로 증가했다. 심방세동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 숨이 차는 호흡곤란, 어지럼증, 피로감, 가슴의 불편감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박동하는 느낌은 환자가 가장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다. 특히, 뇌졸중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방세동은 고혈압, 당뇨, 신부전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높아진다. 부정맥학회가 발간한 ‘한국 심방세동 팩트시트’를 보면 2022년 심방세동 환자의 주요 동반 질환은 ▲고혈압 80.5% ▲당뇨병 31.5% ▲심부전 27.6%다.
고혈압은 가장 흔한 연관 질환으로, 지속적인 혈압 상승이 심방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해 심방세동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당뇨병 역시 심혈관계에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염증 반응과 대사 장애를 통해 심방세동 위험을 증가시킨다. 신부전 환자는 전해질 불균형과 체액 과다로 인해 심장 전기 신호의 불안정성이 커져 심방세동에 취약하다.
이대인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증상은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일부 환자들은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면서 "60세 이상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 등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 심전도를 매년 한 번씩 촬영하면 심방세동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을 무시하거나 단순한 스트레스나 피로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다가 심각한 합병증, 예를 들어 뇌졸중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작은 증상이라도 반복되거나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든다면 즉시 전문 의료진으로부터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심방세동 치료에는 크게 약물 치료, 시술, 수술 등으로 나뉜다. 약물 치료는 빠른 맥박수를 조절하는 ‘맥박수 조절’이나 정상 리듬으로 복원하는 ‘리듬 조절’을 통해 심박을 안정화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특히 리듬 조절을 통한 맥박의 정상화하는 치료는 심방세동의 유병기간이 짧을수록, 조기에 치료를 시도할수록 성공률이 높다.
약물치료로도 호전이 되지 않을 경우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한다. 고주파나 냉동 에너지를 이용해 비정상 전기 신호를 차단해 심박을 정상화한다. 젊은 환자, 약물 치료 실패 환자, 심방세동으로 삶의 질이 저하된 환자에서 효과를 보인다. 심방세동 치료는 환자의 연령, 건강 상태, 심혈관계 질환 여부 등 개인별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심방세동을 예방하려면 체중 조절, 금주 등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기저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으로 심혈관 건강을 증진시키고 음주와 흡연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고혈압, 당뇨, 비만 같은 기저질환은 심방세동 위험을 높이므로 정기적인 혈압 및 혈당 체크, 체중 관리, 전문의 상담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명상이나 심호흡 운동, 적절한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력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가진 경우,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 징후를 발견하고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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