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독감 유행에 이비인후과 찾는 환자들…"한 시간 넘게 기다렸어요"
'접수 마감'으로 발걸음 돌리는 환자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겨울철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환자가 전주 대비 2.4배 급증하는 등 유행이 퍼지며 응급실 환자도 늘어난 3일 서울의 한 이비인후과에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5.01.03. [email protected]
7일 오전 찾은 서울 종로구의 이비인후과. 유행하는 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원을 찾은 시민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 보였다.
의자에 한 자리 건너 띄엄띄엄 앉은 환자들은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로 몸을 단단히 감싼 채 마스크를 끼고 진료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한 여성은 마스크 안으로 연달아 기침했다. 또 다른 여성은 갈라지는 목소리로 안내데스크 직원과 대화하기도 했다.
독감으로 병원에 방문했다는 조유빈(28)씨는 "예약을 따로 못해 여기서 오래 기다렸다"며 "회사에서 주로 감염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내에 20~30%가 독감에 걸린 거 같다"면서 "다들 가족 중에 독감 환자가 한 명씩은 있다"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점심시간을 활용해 병원을 찾은 장수진(31)씨도 "회사에 독감 걸린 사람이 많은 거 같고 유행인 편"이라고 전했다.
해당 병원 출입문에는 점심 휴게시간까지 약 1시간이 남았음에도 '접수 마감'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있었다.
접수가 끝났음에도 진료를 받기 위해 직원에게 문의하는 사람과 출입문 앞에 서 있다 돌아서는 사람들 모습도 보였다.
병원 앞에서 발걸음을 돌린 김모(41)씨는 "점심때를 맞춰 온 건데 접수가 끝났다고 쓰여 있어 다른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1월부터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대기 시간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에서는 사람들로 가득 차 진료를 못 볼 뻔한 경우도 있었다.
이대역 인근 내과를 찾은 양모(26)씨는 "일찍 접수가 마감돼 진료를 받기까지 30분 정도 기다렸다"며 "원장이 아닌 부원장한테 진료를 받았기 때문에 그나마 조금 기다린 셈"이라고 전했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2~28일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73.9명이었다. 바로 직전 주 31.3명 대비 약 2.4배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16년 86.2명 이후 8년 만에 전국 인플루엔자 발생 최고치다.
독감 환자가 크게 늘며 치료제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일부 약국과 편의점에서는 감기약도 품귀 현상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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