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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 1주일"…핵심 변수들 어떻게 될까?

등록 2025.01.14 15:30:55수정 2025.01.14 18: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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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총 개최

집중투표제 도입 등 쟁점 안건 많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의견도 엇갈려


영풍 측 의결권 47% 가져 유리하지만

정관 변경 등 의결권 제한 변수 있어


4.5% 지분 국민연금, 캐스팅보터 가능

"아직 논의 전, 기업에 유리한 판단할 것"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고려아연이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일부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는 방안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4.10.30.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고려아연이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일부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는 방안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4.10.30.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중요 승부처인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오는 23일 열린다.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영풍 측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이번 주총에서 표 대결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 예정이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장악을 목표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으며, 의결권 기준 47%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해 좀 더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안심하긴 부족한 지분이어서 국민연금과 외국인 기관 투자자의 지분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결정날 수 있다.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 쟁점

이번 임시 주총의 가장 큰 쟁점은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다.

최윤범 회장 등 현 고려아연 경영진은 소수주주의 권익 보호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명분으로 집중투표제 도입을 추진한다.



집중투표제란 소수주주가 자신의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주식 수에 선출하려는 이사 수를 곱한 만큼 의결권을 부여한다. 예컨대 1주를 가진 주주가 5명의 이사를 선출할 때 총 5표(1주 × 5명)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런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지분이 34%로 상대적으로 적은 최윤범 회장 측이 이사 수 방어에 유리해지게 된다.

반면 영풍과 MBK 파트너스 측은 집중투표제가 경영진이 선호 후보를 유리하게 선출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최 회장 측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이 통과하려면 정관 변경을 먼저 해야 한다. 정관 변경 의안은 의결권 행사가 발행주식 총수의 3%로 제한되는데, 이 때문에 영풍 측은 이 안건 한정으로 의결권이 9%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집중투표제 안건에서는 최 회장 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지만, 우군으로 분류되는 한화나 현대차, LG화학 등을 설득해야 하는 등 또 다른 주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엇갈리는 의결권 자문사 의견

임시 주총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는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지금까지 글래스 루이스,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등은 "집중투표제가 소수주주의 권익 보호와 경영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며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ISS는 이번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현 경영진의 선호 후보를 선출할 가능성이 높아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을 분리해 이사회가 경영을 감독하고, 집행임원이 실질적인 경영 활동을 담당하도록 하는 집행임원제에 대한 평가도 자문사마다 입장이 다르다.

ISS와 서스틴베스트 등은 집행임원제가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인다며 '찬성' 입장인 반면, 한국ESG평가원은 집행임원제가 경영 구조 개선에는 효과적이지만 MBK-영풍의 경영권 장악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중한 태도다.

반면 고려아연 이사회 이사 수를 19명으로 제한하는 안건은 의결권 자문사 4곳 모두 '찬성' 입장을 제시했다.

이어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은 글래스 루이스와 한국ESG평가원이 현 경영진이 추천한 후보 4명을, ISS와 서스틴베스트는 MBK-영풍 측 후보 7인에 각각 찬성했다.

결과적으로 의결권 자문사들의 입장도 고려아연 대 영풍 측 지분 구도와 마찬가지로 어느 한쪽의 일방적 지지보다는 사안별로 양측에 고른 지지를 보내는 모양새다.

국민연금 등 캐스팅보터 어디로

결국 이번 주총에서는 어느 쪽도 과반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승패를 가를 캐스팅보터의 표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현재 영풍-MBK, 최윤범 회장 측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곳은 국민연금(4.5%)이다. 나머지 지분은 외국 기관 투자자와 개인 소액 주주들이 나눠 갖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은 오는 17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 임시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수탁자책임전문위 소속 위원들에게는 고려아연 임시 주총 안건에 대한 설명서가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위원들은 당일 안건을 검토하며 의결권 행사 여부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선 최근 국민연금에서 고려아연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변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당초 보수적인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경영진 교체에 찬성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 회장 측이 무리하게 2조5000억원 유상증자를 시도한 이후 영풍 측 의견에도 일부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라는 진단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아직 고려아연 임시 주총의 구체적인 안건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서로 모여 논의한 것은 없다"며 "모든 안건은 '장기 기업가치 성장'이라는 원칙에 따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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