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200도서 구워낸 '유기농 옻칠' 식기·의자…목조각가 한결 개인전

등록 2024.03.28 10:09:25수정 2024.03.28 10:12:5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 기획 초대전

전통 옻칠로 현대적 재해석…식기류 전자레인지에 사용 가능

옻칠은 전자파를 흡수 블루투스 스피커도 제작

한결 기획 초대 개인전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한결 기획 초대 개인전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나의 옻칠 작품은 친절하다. 옻칠을 올린 모든 작품(기물)이 뜨거운 물은 물론, 전자레인지, 식기 세척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가장 진보된 옻칠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목조와 옻칠의 숨은 고수로 통하는 한결 작가가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대표 김나리)와 아이프미술경영(대표 김윤섭)가 공동 기획한 '낮에 뜬 달' 전시에 초대되어 개인전을 연다.

한결 작가의 시각으로 달의 인상을 재해석한 스피커, 식기, 가구, 생활 속 소품 등 100여 점을 선보인다.

전통적인 옻칠을 오랫동안 연구한 비법으로, 실생활에서 건강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기농 옻칠’로 제작한 작품이다.
 
작가는 수천 년 전부터 전승되어온 옻칠 기법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을 공들였다. 틈나는 대로 꾸준히 관련된 논문들도 연구했다.
한결 개인전 낮에 뜬 달_ 호리아트스페이스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한결 개인전 낮에 뜬 달_ 호리아트스페이스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보통은 나무에서 채취한 생옻을 칠한 후 벽히 건조된 지 5년 정도는 지나야 진정한 옻칠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내 작품은 완성되면 최상의 상태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구워냈기 때문이다.”

구워낸 옻칠 작품은 가볍고 튼튼하고 색감도 고와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결의 옻칠이 다른 옻칠과 다른 비결은 인내와 열정이다.

작품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최소 10년 이상 말린 통원목을 구한다. 통나무를 원하는 형태로 가공한 후, 나무 표면에 직접 생산한 옻을 20번 이상 칠한다. 그 과정에 한 번 칠할 때마다, 특별히 제작한 가마에서 매번 200도 정도 열에 구워낸다. 그래서 그의 옻칠 작품들은 기본 200도 정도의 내구성을 지니고 있다.
 
표면에 윤택이 흐르고, 뜨겁거나 찬물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해도 변색하지 않는다.

입소문을 타고 청와대 헤리티지에도 참여했다. 2021년 76회 광복절을 맞아 카자흐스탄에 있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귀환할 때의 퇴토함이 한결의 작품이었다.

나무가 가진 큰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원목 자체를 몇 년 건조한 뒤, 이음새 없이 통나무 자체를 깎아서 쓴다. 이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나무의 결까지 최대한 살려 자연스러움을 되살린다.
 
생옻을 직접 생산하는 과정도 까다롭다. 옻나무를 재배할 때도 야산의 자연 속에 방치해서 키워내고, 일체 화공 비료를 쓰지 않는다. 최소 10년 정도 방치되듯 야산에서 자란 나무에서만 옻을 소량씩 채취해서 사용한다. 한 작가가 ‘유기농 옻칠’을 강조하는 이유다.
한결 개인전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한결 개인전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옻을 매개로 한 전업작가로 살고 있는 한결 작가는 ‘정직한 옻칠 작가’로 불리길 원한다. "만나는 사람 모두가 내가 만든 것을 사용하고 있으니 ‘식구’라고 생각한다. 또한 모두가 ‘몸을 치유하는 작품’이다. 제작과정에서도 내 몸에 임상 실험을 거친 후 만들어진다. ‘사용해보니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라는 말을 들을 때 큰 보람이 있다"

옻칠은 전자파를 흡수하는 성분이 있어 한결 작가는 이런 기능을 활용해 스피커 작품을 자주 만든다. "무선으로 작동해 전자파가 나올 수밖에 없는 블루투스 스피커에 옻칠은 최상의 궁합"이라고 했다.
한결 개인전 낮에 뜬 달_스피커와 항아리 *재판매 및 DB 금지

한결 개인전 낮에 뜬 달_스피커와 항아리 *재판매 및 DB 금지



작가 한결은 ‘스피커 장인’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대기업(현대) 자동차 회사에서 스피커를 직접 설계하고 만들었던 고위직 임원 출신답게, 아무리 오래된 스피커라도 그의 손을 거치면 다시 태어난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유기농 옻칠의 미다스 손’을 가졌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가구부터 생활 소품에 이르기까지 용도와 쓰임은 다양하지만, ‘한결스러운 자연친화적 질감’이 일품이다. 전시 기간 중 작가의 작품을 실제로 사용해 볼 수 있는 ‘작가와의 다이닝’ 행사도 진행된다. 전시는 5월4일까지.

한결 개인전 낮에 뜬 달_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한결 개인전 낮에 뜬 달_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