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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 야생동물 관리감독부실…"공공보건 문제 될 수도"

등록 2023.08.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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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이'의 개체 정보·수입 이력 파악 안 돼

지난해 12월에도 울산에서 곰 농장서 비극

"관리감독 부실이 인수공통감염병 전파로"

[고령=뉴시스] 정재익 기자 = 14일 오전 7시24분께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년 정도 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인근 4∼5m 지점에서 발견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2023.08.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령=뉴시스] 정재익 기자 = 14일 오전 7시24분께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년 정도 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인근 4∼5m 지점에서 발견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2023.08.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사육 야생동물들의 탈출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사육 야생동물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실한 관리감독이 "공중보건 문제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야생동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7일 대구지방환경청(환경청)에 따르면, 경북 고령의 한 민간 농원에서 사육되던 암사자 '사순이'는 지난 14일 관리자가 우리를 청소하는 사이 문틈으로 탈출했다가 1시간여 만에 사살됐다.

사순이는 국제멸종위기종 2급으로 수입·수출이 엄격히 규제되는 종이다. 하지만 사순이의 국내 반입 경위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환경청 관계자는 "2005년 제정된 야생동식물보호법 이전에 수입돼 법 적용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순이의 정확한 개체 정보나 수입 이력을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부실한 관리 감독으로 인한 사육 야생동물의 탈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울산 울주군의 한 무허가 곰 사육농장에서는 반달가슴곰 3마리가 탈출했다가 출동한 포획단에 의해 사살됐다. 사육장 입구에서는 농장 경영자인 6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관할 유역환경청이 곰들의 존재와 시설의 불법성을 알고 있었지만, 곰들을 수용할 별도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농장주가 곰들을 계속 책임지도록 사실상 방치했다는 동물권 단체들의 주장이 나왔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지난해 12월 8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의 한 곰 사육농장에서 곰 3마리가 탈출한 가운데 사살된 곰이 쓰러져 있다. 2022.12.09. (사진=울주군청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지난해 12월 8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의 한 곰 사육농장에서 곰 3마리가 탈출한 가운데 사살된 곰이 쓰러져 있다. 2022.12.09. (사진=울주군청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육 야생동물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이 단순 안전사고를 넘어 공중보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들이 인수공통감염병의 매개가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이항 서울대 수의대 명예교수는 "야생동물이 보유하는 병원체에 인간이 감염됐을 때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알려진 정보가 부족한 게 가장 위험하다"며 "야생동물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는 없다시피 하다. 덜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양서파충류에서도 그 접촉 빈도가 늘어나면서 충분히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이 전파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모르는 것은 위험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맹수 탈출로 인한 안전사고 문제보다 중요한 건 사육 야생동물에 대한 부실한 관리로 생길 보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이 대표도 "영장류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병원체를 사람과 공유할 수 있고, 양서파충류는 살모넬라 보균율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며 "질병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정부는 동물 체험시설 등에서 동물과의 직접 접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오는 12월부터는 개정된 동물원수족관법과 야생생물법에 따라 민간 시설에서 야생동물을 기르는 것이 금지되고, 안전성이 입증된 야생동물만 수입이 허가될 예정이다.

다만, 개정안 속 안전성 평가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대표는 "법에서 제시하는 야생동물의 안전성 기준을 '독이 있는 동물'로만 좁게 해석하면 법안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뉴시스] 정재익 기자 = 14일 오전 7시24분께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년 정도 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사살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2023.08.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령=뉴시스] 정재익 기자 = 14일 오전 7시24분께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년 정도 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사살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2023.08.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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