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내년 주총 후 금융사CEO 승계절차 일괄점검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2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ATM 지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4.1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내년 3월 주주총회 이후 이들에 대한 승계절차 적정성 여부를 일괄 점검할 방침이다.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승계절차가 이뤄졌는지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이 발견되면 즉시 개선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와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내년 3월께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취지다.
금감원 관계자는 "3월에 주주총회가 끝나면 금융권 CEO 승계절차를 모두 점검할 계획"이라며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개선사항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하며 후보군 선정부터 육성·평가, 최종선임까지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문서화하도록 했다. 승계절차도 전임자 임기만료 최소 3개월 전 명문화하도록 했다.
CEO 자격요건도 도덕성, 업무 전문성, 학력 및 경력, 조직관리 역량, 나이, 회사비전 공유 등 세부적인 기준을 제시하도록 했다.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해 외부후보군 추천 경로, 절차도 명확히 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또 모범규준에 따르면 각 이사회는 지주·은행의 승계 프로세스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후보자들이 회사에 맞는 잠재적 리더십을 제대로 보유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외부평가기관, 외부전문가, 심층 평판조회 등을 통해 공정성도 확보해야 한다.
그간 금융당국은 국내 지주·은행 CEO들의 승계절차가 투명하지 못하다고 보고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 왔다. 금융지주 회장·은행장의 제왕적 지배구조로 내부 견제·감시 없이 단기실적에 치중하는 잘못된 영업 관행이 자리 잡고, 나아가 불완전판매 등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초래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금융 전문성이 전혀 없는 인사를 CEO에 앉히고, 파벌과 우호세력을 형성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셀프연임'도 심각한 문제로 판단했다.
글로벌 금융사와 비교했을 때 국내 지주·은행의 CEO 선임절차는 굉장히 후진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미 미국 씨티그룹, 홍콩 HSBC 등은 CEO 임기종료 전 조기 승계절차를 개시하고 이사회의 면밀한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앞으로 진행되는 금융지주 정기검사 과정에서도 CEO 승계절차를 함께 들여다볼 계획이다. 승계 절차는 금감원 경영실태평가 중 지배구조 항목에 반영돼 향후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을 만나 "조직 내에 단기성과와 온정주의 문화가 만연하다"며 "준법의식과 신상필벌 중심의 조직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자회사 CEO들이 대부분 새로 선임됐다. 이들은 공식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다.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는 내년 3월께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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