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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안, 북미 협상 영향은?…北 레드라인 넘느냐 관건

등록 2019.12.20 14: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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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 상원 통과 가능성 극히 낮아"

"북핵 외교 집중력 떨어지지만 영향 제한적"

탄핵 국면서 北 도발 시 강경 치달을 수도

[배틀크릭=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배틀크릭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9.12.19

[배틀크릭=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배틀크릭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9.12.19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가운데, 향후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탄핵안 부결이 확실시되는 만큼, 북미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있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에 대해 각각 탄핵 소추안 표결을 진행해 모두 통과시켰다. 권력 남용 관련 탄핵 소추안은 찬성 230표 대 반대 197표로, 의회 조사 방해 관련 탄핵소추안은 찬성 229표 대 반대 198표로 가결됐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 당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탄핵을 위해서는 상원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 100석 중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무소속 2석이기 때문에 공화당에서 20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지 않으면 사실상 탄핵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극히 낮은 만큼, 미국의 북핵외교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상원에서 탄핵이 부결되는 게 너무 확실하고, 북한도 미국 사정을 파악하고 있다고 본다"며 "탄핵 소추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정부 관계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비핵화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 상원이 탄핵 재판에 돌입하고 표결까지 이뤄지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외교에 집중을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내 정치 안정이 우선순위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 말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질 당시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코언(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청문회를 진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하노이에서 극단적인 '노딜'(no deal)을 선택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대해 자신에게 등을 돌린 코언의 폭로를 뒤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협상을 무산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중 제1항인 '권력남용' 부분에 대한 찬반 표결을 위해 좌석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국 하원은 찬성 227표 대 반대 177표로 제1항을 통과시켰다. 2019.12.19.

[워싱턴=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중 제1항인 '권력남용' 부분에 대한 찬반 표결을 위해 좌석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국 하원은 찬성 227표 대 반대 177표로 제1항을 통과시켰다. 2019.12.19.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센터(CNI) 한국담당국장도 이에 대해 "2월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타협안에 동의할 수 없었다"며 "당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증언을 추진하면서 회담을 망치려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내 정치가 북미 관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국내 정치 문제로 북핵 외교가 제한적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고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을 내부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북미 관계가 냉각기를 유지하더라도 최근 우려와 달리 고강도로 미국을 자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부결 뒤에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서 북핵 외교의 성과를 다시 한번 자신의 주요한 치적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 북한도 내년에 '새로운 길'을 가더라도 '레드 라인'(red-line·금지선)을 넘지 않는다면, 전반적으로 미국 국내 정치에 대해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대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활용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고 할 공산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탄핵 국면에서 미국을 흔들기 위한 목적으로 섣불리 고강도 무력 도발에 나설 경우는 국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발사한다면 국내 정치를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 대 강'으로 태도를 변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북한은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계속해서 강경한 메시지를 미국 측에 보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로 홍보해왔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 시험'까지 감행하면서 북미 관계가 교착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15일부터 2박3일간 방한하면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측에 회동까지 공개 제안했지만 '빈손'으로 떠나면서 북한의 연말 도발 가능성에 촉각이 곤두선다.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 2019.02.28.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 2019.02.28.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가고 ICBM으로 도발해 긴장이 고조된다면 국내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고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탄핵 국면이 안정되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외교를) 신경쓰기 쉽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 목적은 문제 해결보다는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도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걸려 있기 때문에 대선이 열리는 내년 11월까지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을 압박해서 원하는 걸 받아내려고 하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면 핵심적 합의를 뒤로 미룰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관건은 북한이 금지선을 넘냐, 안 넘느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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